어머니와 약속…65세 김춘엽씨 고교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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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와 약속…65세 김춘엽씨 고교졸업
  • 임순종 기자
  • 승인 2015.02.18 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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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한국 유학생들에게 재능 기부 다짐

“45년 전 어머니와의 약속, 이제야 지켰죠”

▲ 고교졸업장을 받은 김춘엽 씨
지난 11일 강진군 전남생명과학고 졸업식에 65세 나이로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늦깎이 여학생이 45년 만에 만학의 꿈을 찾았다.
여학생은 2014학년도 전남생명과학고 자영과를 졸업한 김춘엽(65) 씨다.
재입학한 도암초등학교를 지난 2009년 졸업하고, 2012년 강진여자중학교를 졸업한 김씨는 평소 배우고 싶었던 제과․제빵, 요리 전공이 마음에 들어 전남생명과학고 자영과 식품코스에 입학해 고교 졸업장을 받게 됐다.
그녀는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학교 생활로 3년간 학업에 열중하며 제빵기능사 자격증도 취득했고 그토록 원했던 고등학교 졸업의 기쁨을 맛 보았다.
김춘엽 씨는 지난 1964년 도암초등학교 졸업을 하루 앞두고 제적 당했다. 당시 경찰이었던 아버지를 여의고 홀어머니, 오빠 그리고 김 씨 세 식구만 남아 어려운 생활 속에서 20여일 무단결석했기 때문이다.
지난 1973년 미국으로 건너가 생활하던 김 씨는 35년 만인 지난 2008년에 한국으로 돌아와 강진 도암초등학교 6학년에 재입학해 45년 전 중단됐던 학업을 다시 시작했다.
김 씨가 다시 공부를 하게 된 연유는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던 중 1973년 미국으로 건너가 졸업장 하나 없는 딸에게 항상 미안해하던 고향 어머니와의 학교 졸업에 대한 꿈을 찾기 위해서였다.
김 씨는 졸업식을 마치고 다시 미국으로 돌아가 식품전공을 살린 ‘밥차 사업’을 통해 미국인들에게 한국음식을 알림과 동시에 미국으로 유학 오는 한국 학생들에게 방을 임대해 주며 미국생활에 쉽게 적응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돕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김춘엽 씨는 “45년전, 어머니와의 약속을 지켜 고등학교 졸업장까지 받을 수 있어 감격스럽다. 졸업도 고마운데 특별상을 주신 강진원 군수께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며 “고향에서 따뜻하게 받은 사랑과 정(情)은 미국으로 돌아가 유학 온 한국학생들에게 평생 갚으며 살고 싶다”며 기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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