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기고 - 나의 서울 생활의 안식처, 강진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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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기고 - 나의 서울 생활의 안식처, 강진학사
  • 장강뉴스
  • 승인 2017.12.2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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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유민(동덕여대 1학년)
▲ 차유민

무지의 장소에 첫 발자국을 내딛는 것은 설레고 들뜨는 일이지만 마냥 들뜰 수만은 없는 것이 불변의 법칙이다. 대학이라는 낯선 환경, 게다가 기차로 3시간 떨어진 강진에서 서울에 올라와 생활하게 된 것에 막연한 두려움이 앞섰다.
몇 년 간의 노력 끝에 대학에 합격은 했지만 자취를 해야 하는 것인지, 아니면 학교 기숙사를 이용해야하는 것인지 막막했다. 처음 겪는 일에 대학을 서울로 가도 문제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모든 것이 어렵게 느껴졌다. 이랬던 나에게 강진학사는 내 서울 생활 적응에 가장 큰 자랑거리이자 안식처다.
강진학사의 가장 큰 장점은 ‘위치의 용이성’. 강진학사를 사용했던 학생들도, 우리의 생활을 궁금해 하고 있을 가족들도 이에 동의한다. 서울 최대 규모의 환승처인 공덕역에 기숙사가 위치해 있는 것은 신의 한 수이다. 경기도에 사는 친구와 약속을 잡을 때 내가 미안해지기도 한다. 그 친구는 두 시간에 걸려 몇 번의 환승 끝에 오는데 강진학사를 쓰는 나는 홍대, 이대, 명동, 강남을 넉넉잡아 30분이면 간다. 특히 홍대는 한 정거장이고 서울 CGV 중 가장 시설이 좋은 용산 CGV도 두 정거장으로 4분이면 갈 수 있다. 더불어 용산역에서 기차를 타고 집에 내려갈 때 고속터미널에서 멀어지며 감동을 느낄 수 있는 기가 막힌 위치이다. 뿐만 아니라 기숙사 근처에는 이마트, 홈플러스, 각종 편의점, 치킨집, 패스트푸드점, 각종 카페, 화장품 가게도 삶의 질을 높여주는 요소들이다.
강진학사에 산다면 여름과 겨울은 걱정이 없다. 여름엔 에어컨을, 겨울엔 보일러를 자율로 사용할 수 있다. 서울은 정말 덥고, 춥다. 특히 정말 춥다. 강진학사는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따뜻한 이불 속에 들어가 있는 듯 한 기분이 든다. 시설도 평균이상이다. 방이 좁다는 단점을 커버하고도 남을 정도로 각 방은 난방이 잘 되어 있고, 방 마다 있는 화장실도 좁지만 사용하다보면 불편함을 느끼지 못할 정도다. 부엌도 간단한 요리를 해 먹기에 부족함이 없고, 세탁기도 두 개가 있어 정말 특이한 경우가 아니고는 기다렸다가 쓰는 일이 많지 않고 바로 바로 사용할 수 있다. 또 대학교를 다니다보면 복사를 해야 하는 경우가 정말 많다. 강진학사에는 복사기가 있고 종이를 제공해 주기 때문에 부담 없이 쓸 수 있다. 아마 프린터기가 없어서 매일 복사실에 가서야 한다면, 4년이면 복사기 하나를 사는 돈이 들 것이다. 사실 복사기가 자주 고장이 나긴 하지만 룸메이트와 야밤에 힘을 합쳐 복사기를 이리저리 열었다, 닫았다, 여길 쳤다, 저길 쳤다 하면 언젠가는 종이가 나온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결국 복사가 가능한 것은 정말 많은 부담을 덜어낼 수 있고 편리하기 때문에 강진학사의 사소하지만 큰 장점이다.
마지막으로 한 학기에 한 번씩 오시는 군청 관계자분들까지 더해져 강진학사는 월 10만원에 쓸 수 있는 서울 최고의 기숙사가 된다. 아무리 교통이 발달 되었다고 해도 강진에서 서울로 한번 오기까지 그 길이 절대 쉽지 않다. 심지어 우리도 그렇게 그리워하던 집에 다녀와도 체력이 방전되어 다녀온 날 밤은 푹 쉬는데, 학생들에 대한 관심으로 어려운 발길을 해주시고 오셔서 꼼꼼하게 정말 사소한 부분까지 신경 써주시는 모습에 감동을 받는다. 정말 가족처럼 챙겨주시고 학생들에게 눈을 맞춰주며 불편한 점 있으면 언제든 연락하라며 웃어주시는 모습은 강진군에 더욱 감사함을 느끼게 한다.
실제로 처음 대학에 입학 할 때는 다른 기숙사를 썼던 친구들도 강진학사의 생활을 보며 다음엔 강진학사를 꼭 신청할 것이라고 말을 하는 친구들도 있다. 하지만 강진학사에 한 번 들어오면 다른 곳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강진학사는 생활비에 비해 너무 많은 이득이 있는 기숙사이다. 나도 가능하다면 졸업할 때까지 쓰고 싶고, 내 동생에게 추천해 주고 싶은 그런 기숙사이다. 강진학사를 쓸 수 있는 강진군민이어서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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