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 - 전남농업을 빛낸 사람들 ③명동주(아트팜영농조합법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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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 - 전남농업을 빛낸 사람들 ③명동주(아트팜영농조합법인 대표)
  • 김채종 기자
  • 승인 2017.05.22 13: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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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소한 파프리카로 국내 첫 수출전략상품 만들다
기술과 경험을 온전히 나눈 ‘공유(共有)’의 승리

▲ 명동주 대표
파프리카가 우리나라 특히 전남의 효자 수출상품으로 자리매김을 한 데는 아트팜영농조합법인(강진군 군동면) 명동주 대표와 그 조합원들의 힘이 컸다.
이 이야기의 중심에는 ‘시설환경과 파프리카 재배기술’(2005년 刊)이라는 책이 놓인다. 파프리카 재배 지침서다. 유럽 최첨단 원예이론과 시설환경이론을 한국농가에 접목시켜 우리농업이 활용하기 쉽도록 한 것이다.
아트팜영농조합은 지난 97년 전남 최초로 수출용 파프리카를 도입하여, 재배에 성공한 후 생산량의 대부분을 수출하고 있다. 명 대표는 “재배현장의 기술이 배제된 농사이론만 가지고는 농사를 짓기 어렵다.”며 어렵게 확보한 파프리카 재배법을 ‘완전공개’한 이유를 설명했다. 강진과 전남을 파프리카 등 고급 농작물의 중심지로 만들겠다는 의욕이다.

‘파프리카 백과사전’ 발간과 기술 공유

▲ 파프리카 농장
이 책은 산학(産學)협동의 산물이다. 현장의 ‘기술자’인 명 대표와 나루컨설팅 이정필 박사, 전남대학교 이정현 교수, 이상돈 써브스트라투스코리아 대표이사와 바트 헬레만 써브스트라투스코리아 기술이사(벨기에 루벤대학 출신, 파프리카 전문가) 등이 공동으로 5년여의 작업으로 완성했다.
2005년의 일이다.
파프리카는 우리나라 기후에 맞는 이론과 기술이 없어 시행착오가 많았을 뿐 아니라, 농가가 수출시장에서 요구하는 여러 기준을 맞추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다.

이 『시설환경과 파프리카 재배기술』 책은 고품질 파프리카 생산을 위한 시설환경 제어기술과 파프리카 환경관리의 목표와 방향등을 제시하고 있다. 재배에 앞서 해야 할 준비 및 점검사항과 컬러사진 자료를 통한 주요 생리장해 및 대책 등을 총망라했다. 한 마디로 파프리카 재배기술의 바이블이라 할만하다. 이 책과 열정만 있으면 못할 게 없는 것이다.

지침서가 있고, ‘새로운 농사’에 성공한 농장이 든든한 멘토로 곁에 있으니 이 지역이 파프리카의 명소가 된 것은 당연하다. 이 ‘성공담’이 시사하는 새로운 뜻은, 공유(共有)가 만드는 큰 가능성이다. 노하우 ,기술, 방법 등을 함께 나눌 때 얻게 되는 이득을 말하는 것이다.

이후 파프리카의 경험과 연구로 그는 전남대에서 석사,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유리온실 컴퓨터제어 신기술 등의 이식 성공이 비결

▲ 파프리카 농장
우루과이라운드(UR)로 농산물시장 개방 바람이 거세게 불던 1994년 뜻을 함께 하는 5인이 강진에 영농조합법인을 결성했다. 명 대표는 당시 농업 재배기술 분야를 담당했다.

대학(전남대 농대)시절 부럽기만 했던 네덜란드의 첨단유리온실을 강진에 세웠다. 20억 원이 들었는데 정부 보조금이 큰 도움이 됐다. 모두 전 재산을 털었다. 당시 일본에서는 파프리카가 인기몰이를 하고 있었다.

일본 시장의 대부분을 네덜란드 파프리카가 장악하고 있었다. 파프리카가 우리 농업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는 작목이라고 확신했다. 여러 번 실패를 거듭하고 네덜란드로부터 파프리카 유리온실의 컴퓨터제어 등을 맡아줄 전문가를 모셔왔다.

배운 기술을 그대로 활용하기도 쉽지 않았다. 밤을 꼬박 지새우며 파프리카 생육상태를 꼼꼼히 관찰했다. 파프리카 꽃과 잎의 상태와 향후 생육과의 연관성 등 낯선 유리온실에서의 농사에 몰두했다. 네덜란드 전문가에게서 전수받은 재배법과 자신이 몸소 겪은 시행착오를 빠짐없이 기록했다. “기술이 없어 당했던 손실과 절망감을 다른 사람들이 겪지 않도록 하자”는 생각이었다.

환경 친화적인 재배만이 안전농산물을 생산하는 방안이라는 생각에 1999년 천적(天敵)농법을 도입하여 친환경농법을 확립했다. 이런 성과는 고품질과 고부가가치화의 큰 열쇠가 됐다.

이런 노력 끝에 일본에 파프리카를 첫 수출하는데 성공했다. 전북과 경남의 파프리카 농가들도 일본시장 개척에 힘을 합쳤다. ‘파프리카 한국!’의 깃발이 휘날리기 시작한 것이다.

‘성공농업인’ 명동주 대표는 초심(初心)을 잃지 않으려고 늘 자신을 경계한다. 이웃과 후배들을 먼저 챙긴다. ‘튼실한 공동체로서의 농촌’에 우리의 미래 가치가 걸려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김채종 기자

명동주 약력
1962년 강진출생. 1994년 아트팜영농조합법인 총무이사. 2005년<파프리카 재배기술> 등 저서 다수. 2008년 전남농업인 기술 대상. 2011년 자랑스런 전남인상. 2016년 전남대 원예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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