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주인공 8 - 장흥읍 월평리 백오장 윤영애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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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주인공 8 - 장흥읍 월평리 백오장 윤영애 부부
  • 조창구 기자
  • 승인 2016.08.29 12: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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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후 친환경농업 고집하며 환경과 생명 중시 실천

교단에 있을 땐 제자들 실력향상에 큰 역할

▲ 백오장.윤영애씨 부부
논둑에 들어서니 메뚜기와 방아개비가 폴짝 폴짝 뛰며 날아다닌다. 농약을 치지않은 논에서 자란 메뚜기들은 잡아보려하지만 쉽지 않다.
논바닥에는 우렁이와 미꾸라지가 살 판 났다. 드렁이도 있고 다리등에 붙어 피를 빨아먹어 징그럽다는 거머리도 많다.
장흥읍 월평리에서 친환경농업을 하고 있는 백오장(68) 윤영애(67) 부부가 농사짓고 있는 논에서 볼 수 있는 현상이다.
▲ 백오장씨
교육공무원출신인 백오장씨는 퇴직후 본격적으로 농사를 짓고 있지만 사실 농사를 지어온 지는 벌써 수 십년째다. 주로 장흥에서 근무를 해 고향인 월평리에서 계속 살아오면서 아내를 도와 농사를 늘 가까이 했왔기 때문이다.
모내기 등 일손이 많이 가거나 힘이 드는 일은 주로 토요일, 일요일 농사일을 했기 때문이다. 백 선생은 요즘 아침 5시면 일어나 논에 나가 논둑을 베거나 물꼬도 보고 작황도 둘러본다고 하니 천상 농부다.
현재 정남진친환경작목회 장흥읍 회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농업노하우를 익히기 위해 기술센타에서 운영하는 농업인대학 등에 백 선생 부부가 매년 빠짐없이 수강할 정도로 열성을 다하고 있다.
부인 윤씨는 강진 칠량면 벽송마을이 고향으로 중매로 만나 결혼했다. 결혼해 처음 2년을 빼곤 40년간 농사를 지어오고 있는 베테랑 농부다.
윤씨는 “공무원을 만나 농사일 안할 줄 알았는데 어떻게 하다보니 이젠 완전히 농사꾼이 다 됐다”며 웃음짓는다.
윤씨는 또한 발효음식에도 일가견이 있다. 된장, 고추장, 간장을 기본으로 술은 물론 전통한과인 ‘산자’도 잘 만든다.
10여년전부터는 봄새순, 어성초, 비린잎, 생강이나 오가피, 가을열매, 뿌리 등 200여가지의 재료로 각종 효소를 만들어오고 있기도 하다.
예전부터 차를 만들어오다 15년전부터 직접 차나무를 심어 봄이면 차잎을 뜯어 녹차제다와 청태전을 만들기도 한다.
▲ 윤영애씨
판매용이 아닌 집에서 쓰거나 지인들에게 선물하는 정도라고. 특히 우리밀분말로 만든 고추장은 직접 그 노하우를 군농업기술센타직원들에게 전수해주기도 했다.
백 선생 부부는 2007년부터 시작해 10년째 유기농 방식으로 1.5ha면적에서 친환경농업을 해오고 있다. 유기농하면 농약만 하지 않으면 될 것 같지만 실제는 저농약단계3년부터 무농약3년, 전환유기농단계2년를 거쳐 정식 유기농단계로 인정된다.
땅속에 제초제 등 농약성분이 3년에서 10년까지도 영향주기 때문이라고 한다.
친환경유기농 농사는 정성의 산물이다. 농약사용하면 병충해 쉽게 잡히고 논둑풀관리도 쉽지만 농약이나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고 유기농 퇴비만 사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올해 피 등 논잡초 제거작업만 3번이나 했고 논둑베기는 벌써 6번이나 했다. 논둑 같이 쓰는 옆돈 논둑은 혹시 농약을 쓸지 몰라 미리 베어줘 관리한다. 친환경농업 인증을 받으려면 영농일지 작성과 농약잔류검사 등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친환경농업은 계속 해나가기 힘들다보니 마을에서 처음엔 20여명이나 됐지만 전부 포기하고 백오장, 윤영애씨부부만 남아있을 정도다.
유기농 시작하게 된 계기는 2000년 아내 윤씨가 갑상선 수술로 몸이 안좋은 터여서 우선 부부는 물론 자식들에게 몸에 좋은 쌀을 먹도록 하자는 생각에서 시작하게 됐다. 무농약으로 농사짓던 어느 한 해에는 병충해와 잡초방제에 때를 놓쳐 잡초들이 우거져 ‘검부락지’를 기계앞에서 걷어내야 수확을 그나마 할 수 있었다.
▲ 논에 있는 우렁이
수확량이 너무 적게 나오자 약도 좀 하고 비료도 좀 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아내의 말을 들은 백 선생은 “그게 무슨 친환경이냐”고 하자 끝까지 해보자고 마음을 다잡게 됐었다. 이왕 할 거면 제대로 해야 한다는 백 선생의 신념때문이었다. 아내 윤씨는 “사실 여태까지 친환경농업 해온 것은 따지고 보면 남편의 공로” 라며 “남편이 교육공무원으로 근무하면서 벌어오는 수입이 있었기 때문에 크게 걱정없이 계속 그대로 할 수 있었기 때문” 이라고 말한다.
퇴직 후 오히려 바쁠 때가 있다는 백 선생는 작년 유기농기능사자격증 따냈는가 하면 마을에선 마을노인회 총무를 맡아 힘든 일은 앞장서서 해결하는 등 경로효친활동을 몸소 실천하고 있기도 하다.
백 선생은 강진고와 장흥고 등에서 교직생활을 하며 제자들을 가르치고 유치중학교장을 마지막으로 퇴직했다. 수학과목을 가르쳤던 백 회장은 제자 중 공무원들은 물론 법조계와 대학교수 등이 다수 있을 정도로 학생들을 잘 가르쳐 실력파 선생님으로 통했다. 당시 학생들을 엄하게 했다기보다 수업시간 집중을 강조했었다고 회고한다.
 
친환경농업을 계속 해온 이유와 계속 할 것인지에 대해 백 선생은 “친환경농업이 좋다는 걸 단번에 느낄 수는 없지만 장기적으로 건강에 도움될 거라는 믿음 때문에 계속 하게 된다”며 “요즘 환경호르몬 노출로 인한 각종 질병과 질환 등 환경 큰문제 되고 있는 시대다. 무엇보다 환경에 도움되고 생산자, 소비자의 건강을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어 백 회장은 “농약으로 인해 남자의 무정자증 생긴다고 하는 강의를 들은 적이 있다”며 “친환경농업이 비록 힘은 들지만 유기농쌀을 먹고 더 밥맛이 좋더라는 얘기에 힘이 나고 가족과 이웃의 건강을 위하는 일이기 때문에 계속할 생각이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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