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중동의 북한이라 불린
시리아, 내전의 불길이 다 잡힌 줄 알았더니
남은 불씨가 살아나
이름을 알 수 없는 도시를 불태우고 있다
병원이라고 해서
학교라고 해서
아이라고 해서
여자라고 해서
노인이라고 해서
봐줄 불길이 아니다
살아난,
도시를 불태우고 있는 불길의 불씨는
러시아로 달아난
바샤르 알아사드에 충성하는
이슬람 시아파 분파인 알라위파다
수니파에 뿌리를 둔
과도정부군이
다시 살아난 불씨를 잡기 위하여
통행금지령을 내리고 헬기까지 동원하였다
- 우리 군과 국가기관에 범죄를 저지른 몰락한 정권의 잔재를 용납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들에게 남은 선택은 단 하나, 즉각 법에 복종하는 것입니다.*
이슬람 무장단체 하야트 타흐리르 알샴의 지도자로서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을 축출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BMW** 아메드 알샤라 시리아 임시 대통령이
정장을 하고 나와
반란 세력에게 엄중한 경고를 하였다
수니파에 뿌리를 둔,
눈에는 눈 이에는 이를
가슴에 새긴 과도정부군이
시아파 민간인을 학살했다는 이야기가
만개하고 있다
시리아 내전의 발원지는
튀니지 제스민 혁명의 여파로
중동의 봄이 시작되었을 때
시골 남서부 다라의 학교 벽에 아이들이 써놓은
“사드, 이제 너 차례야!"라는
낙서다
시리아의 개는 국경을 넘어가야 짖는다는
말이 떠돌 정도로
철권으로 국민을 때려잡은 시리아의 경찰들이
낙서한 애들을 잡아가고
자식을 찾아나선 부모들을 또 잡아가는 과정에
시위가 확산되자
강제 진압에 화학무기를 사용하여
아랍연맹에서 퇴출 당하는 수모를 당하기까지 한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을 물리치기 위하여
반군이 얼굴 내밀었다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이
아이들의 낙서에 동요하지 않고
그냥 웃고 넘어갔으면
반군도 얼굴 내밀지 않았을까
반군이 얼굴 내밀지 않았다면
바샤르 알아사드 독재정권 아래 숨죽이며 살지라도
반군과 정부군의 싸움은 없었을 것이고
누구도 달가워하지 않는 600만 해외 난민과
앞날을 기약하지 못하는 200만 국내 난민과
60만 이상의 사망자 역시 태어나지 않았을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반군과 정부군의 싸움이 없었다면
세 살 어린이 알란 쿠르디가
가족과 함께 터키에서 그리스로 가는 중에
배가 전복돼
터키 해변에서 발견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언젠가부터
내 마음을 시리게 하는
시리아, 내전의 불길이 다 잡힌 줄 알았더니
남은 불씨가 살아나
이름을 알 수 없는 도시를 불태우고 있다,
지금
* jtbc news 3월 10일
** BMW: beard, mustache, whiske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