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 잡초의 꿈'
미세먼지
갈수록 먼지가 진화한다.
털면 털수록 먼지가 쌓인다.
이젠 별의 별 먼지가 제 세상을 만났다.
황사는 미세먼지까지 품고 하늘을 점령한다.
파란 하늘은 이제 저만치에서 우울하게 누워 있다.
별들도 백내장 걸린 듯 빛을 잃었다.
아무리 유리창을 닫아도
아무리 공기 청정기를 돌려도
아무리 마스크로 변장하며 사람이 아닌 척해도
먼지의 역습에서 벗어날 순 없다.
사실 먼지가 무슨 죄가 있으랴
먼지가 되고픈 먼지는 없을 것이다.
생각 없는 사람이 만든 먼지라서
바람이 부는 대로 떠다니며
공기가 아니라 먼지라는 것을 각인시킬 뿐
잡초의 꿈
뽑히고 쫓겨나는 가시밭길이지만
실낱 희망만 보이면 달려가는
그들에겐 온 세상이 터전인 것
잡초에겐 포기란 있을 수 없는 것
잡초에게 자살이란 없는 것
시멘트로 덮어버린 도심이지만
아스팔트 틈새의 노랑 민들레여
공사장 빈터의 하얀 개망초여
이렇게 한번 피어보려고
더불어 살아보려고
꿈 찾아 나선 그들을
어떻게 말리랴
누가 말리랴
저작권자 © 장강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