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주인공③ - 장흥군 용산면 상금마을 백균씨
상태바
당신이 주인공③ - 장흥군 용산면 상금마을 백균씨
  • 조창구 기자
  • 승인 2016.06.13 11: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자식들에게 아낌없이 준 아버지 상 - 백균씨

동생 자식 뒷바라지…아픈 아들 위해 신장이식
자식 교육 ‘항상 부모가 옆에 있다고 생각하라’


▲ 백균
아버지의 역할은 어디에서 어디까지일까? 동생들과 자식들을 훌륭하게 뒷바라지하고 아픈 아들에게는 신장이식수술도 마다하지 않은 채 지금도 자식들에게 폐 끼치지 않으려고 농사일을 놓지 않고 있다. 고위공직자로 성장의 계기를 만들어주고 아들의 병환을 짊어지는 아버지가 있었으니 비록 촌부에 불과 하지만 자랑할만한 사람. 오늘의 주인공 용산면 상금마을 백균(77)씨이다.
동생은 중앙부처 국장인 이사관(2급)의 직급까지 올랐고 아들은 국내치안분야 최고직급중 하나인 1급 치안정감직급의 경찰대학장에 재직하고 있다. 그 외에도 법무사와 광고, 자영업 등을 하는 동생과 아들들을 두고 있다. 3남1녀의 맏형으로서, 네명의 아들을 둔 아버지로서 묵묵히 뒷바라지 하는 걸 보람으로 알고 살았다는 백균씨다.
그동안 고향을 지키며 아버지를 도와 농사일을 계속해온, 4남매의 맏이이자 네아들의 아버지인 백씨는 지금도 상금마을에서 아내인 윤영님(78)씨와 함께 서른 마지기가 넘는 논농사와 밭농사를 짓고 있다.
백씨는 초등학교졸업 학력이 전부다. 한문공부하라는 조부님의 영향이 컸다. 이후 고향마을에서 부친을 도와 농사일을 하다 성인이 돼 조부님의 중매로 22살에 강진읍이 고향인 아내 윤영님(78)씨와 결혼해 아들 넷을 낳았다. 크게 여유있는 집안형편은 아니어서 부부가 열심히 일하고 어려울 땐 자금대출 등을 통해 농사짓고 가르칠 수 있었다고 한다 당시 학교보내는 것 자체가 시골에서 큰 부담이었던 시절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아버지를 도와 동생들을 뒷바라지하고 아들들을 학교에 보내는 일을 자신의 기쁨으로 생각했었기에 가능했는지도 모른다. .
행정고시와 사법고시에 합격자를 배출한 집안에는 특별한 비결이 있었을까? 원래 학자집안이라 집안 분위기가 글을 읽고 쓰는 게 일상인 때문이었는지 동생들은 물론 아들들은 백씨가 특별히 나무라거나 공부하라 다그치지 않아도 알아서 열심히 했다고 한다. 특별히 사고치는 일도 없어서 아들중 한명이 초등학교때 마을에서 수박서리를 해 혼낸 기억이 유일할 정도라고. 열심히 일해 동생들과 아들들이 커나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백씨의 마음은 어땠을까? 농번기철을 맞아 바쁜 요즘. 들판에 모를 심어 키워내는 농부의 마음과 비슷하지는 않았을지...
공부를 강요한 적은 없다. 특별히 아들들에게는 어떤 행동을 해야 할 경우에는 부모가 옆에 계신다고 생각하고 하라고 강조했다고 한다. 아버지인 백씨 스스로 열심히 정직하게 살아오지 않았다면 할 수 없는 당부일 터다.
한편 백씨는 지난 1999년에는 고시공부중이던 아들이 영양부족과 스트레스, 과로 등으로 신장이 망가져 수술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자신의 한쪽 신장을 내놓기도 했다. “당시 밑에 아들들 결혼 앞두고 있어 아버지인 자신이 나서게 된 것”이라고 담담히 말한다. 타고난 건강체질인지 신장증여 후 한달만에 술을 마시고도 별 탈없이 살아왔다고.
넉넉지 않는 살림에도 동생들과 자식들이 바르게 커서 좋고 고맙다는 백씨는 “자식은 강제로 안된다. 자발적으로 해야지... 가훈으로, 분위기로 가르쳐야 커서 성공도 한다”며 “가르칠 때 부모가 욕심 너무 내지말고(오히려 틀어지기 쉬우니) 크는 것 봐서 진출하게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건강했던 백씨지만 나이가 들면서 작년에는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아야했다. 이젠 농사일을 그만둬도 될 나이고 여건이지만 건강이 허락하는 한 농사에서 손을 떼지 않을 생각이다. 지금까지도 자식들에게 쌀에서부터 고춧가루, 마늘, 깨 등 논밭에서 가꾸는 것은 챙겨주고 있다. 백씨는 “자식들은 농사를 못짓게 하지만 움직여야 몸에도 좋다”며 “지금도 아들들 얼마나 버는지 모른다. 니들 생활 니들이 알아서 해라 내생활은 내가 한다”고 말한다고. 나이들어서도 여전히 자식들을 응원하는 부모의 마음이 전해진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