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마동욱 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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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마동욱 사진작가
  • 임순종 기자
  • 승인 2016.06.02 20: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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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동욱 사진작가 <고향의 사계> 사진전

15~21일 인사동 포토 하우스 갤러리 / 15일 오후 5시 사진전 오픈식
드론으로 본 내 고향 장흥… 전시회 <고향의 사계> 사진 50점 선봬

고향의 역사를 만드는 마동욱 작가 ‘장흥 고향을 카메라에 담다’

▲ 마동욱 작가
사진작가 마동욱(59?장흥) 사진전이 오는 15일부터 21일까지 서울 인사동 포토하우스 갤러리에서 열린다.
마동욱 작가는 하늘에서 본 고향마을과 사람들, 그리고 고향의 수려한 풍광과 정서를 담아낸 사진 50여점을 선보인다.
마 작가는 장흥에서 나고 자라 30여년간 고향을 지키며 고향 마을 사진을 비롯하여 고향 사람들, 고향의 정서와 수려한 풍광을 사진으로 담아왔다.
마 작가는 ‘고향’을 주제로 한 사진들을 지난 1927년, 장흥댐으로 수몰된 유치면 일대를 담은 사진집 <아! 물에 잠길 내 고향>에 담아낸 이후 모두 네 권의 사진집에 담아낸 바 있고, 20여 차례의 ‘고향마을 사진전’을 열기도 했다.
마 작가의 고향 사진의 결정판으로 ‘도서출판 눈빛’에서 <하늘에서 본 장흥>과 <고향의 사계>이라는 사진집 2권을 펴냈다.
이번 사진전에 선보이는 사진들은 바로 2권의 사진집에서 추려낸 ‘고향’ 의 사진들이다.
<하늘에서 본 장흥>(450쪽/248*160mm*올 칼라*값40,000원)은, 장흥의 300여 마을을 드론사진으로 담은 고향마을 사진집으로 국내에선 최초의 본격적인 드론 사진집이고, 최초 드론사진의 마을사진집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하늘에서 본 장흥>과 동시에 펴낸 사진집 <고향의 사계>(200쪽/210*297mm*올칼라*값 60,000원)은 마동욱 작가의 출신지 장흥군의 고향을 주제로, 고향의 미려한 산수와 풍광의 사계, 사람들의 표정을 담아낸 사진집이다.

■마동욱 작가는 ‘다큐 사진 전문가’
‘물상의 본질에 대한 직관적인 관찰 중시’

마동욱 작가는 사진의 미적·예술적 가치를 추구하며 이른바 작품 사진을 만들어내는 사진가는 아니다.
사진의 대상체가 되는 물상의 사실상의 정수를 표현해 내는 다큐멘터리 사진작가인 것이다.
물상의 본질에 대한 직관적인 관찰을 중시하는 마 작가는 다큐 사진 정신에 아주 충실하다.
그의 사진은 스트레스 사진의 정수를 보여준다. 단 한 사진도 연출이나 트릭이 없다.
‘있는 그대로’ 의 물상에 대한 직관과 정확한 묘사만 있을 뿐이다.
사진가는 존재물의 정지된 현상을 사진으로 담는다.
사진작가는 이러한 작업에서 어떤 의미를 전해주는 그림처럼 아름다움이나 독특한 의미를 표출하여 작품사진으로 만들어내기도 한다.
사진의 미적·예술적 가치를 추구하며 이른바 작품 사진을 만들어내는 사진가라기 보다 사진의 대상체가 되는 물상의 사실상의 정수를 표현해 내는 다큐멘터리 사진작가인 것이다.
마 작가는 일년 365일 하루도 걸리지 않고 고향 장흥 곳곳을 돌아다니며 산이며 강이며 바다며 마을이며 사람들을 이른바 ‘장흥’을 카메라에 담는다.
그 세월이 29년이다. 한두 번, 아니 몇십 번도 찍었으니 지나칠 만도 하지만 그는 어제도 그제도, 아니 수백 번도 찍었을 그 풍물을 다시 카메라에 담는다.
그에게 모든 물상은 매순간 변화되고 달라진다.
그에게 사진의 주체가 되는 그 어떤 대상체도 고정적인 존재는 없다.
늘 달라지고 늘 새롭다. 그리고 사진은 기록이고 진실한 기록은 늘 변화되는 그 대상의 진면목에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물의 본질에 대한 관찰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가 하루도 거르지 않고 카메라를 메고 고향 장흥의 마을을, 장흥의 산하를, 장흥 사람들을 담는 것은 이 때문이다.
그의 사진이 사진의 미학을 넘어 그 존재의 미학을 더 구체적으로 드러내주는 것은 이 때문일 것이다.

■인터뷰 - 마동욱 작가
“고향이 있어 내가 있다”

누구나 고향은 있다.
내게 고향 장흥은 내 삶의 본질을 찾아가는 길이다.
나의 고향 찾기는 사진을 알면서 시작되었다.
나는 사진을 통해 내 유년시절이 고스란히 살아있는 고향 장흥을 조금씩 알아가면서 고향 사진작업 30년을 이어가고 있다.
고향 장흥은 내 고향이지만 누구에게나 간직한 고향일 수 있다는 것을 그간의 사진작업 속에서 늘 발견하곤 한다.
내 고향 마을 골목길에서 만난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주름살 가득한 구릿 빛 얼굴에서 나는 내 고향을 만나고 어머니를 만나고 아버지를 만났다.
굽이쳐 흐르는 강물과 드넓게 펼쳐진 득량만 바다에서 나는 유리알처럼 선명하게 떠 오르는 어머니를 만나고 아버지를 만났다.
나는 그러한 만남을 통해 60년 가까이 살아온 내 삶의 흩어진 생의 파편들을 하나씩 모아가며 사진작업을 해 왔다.
내 사진 속의 얼굴들은 내가 살아온 시간의 흔적들과 겹쳐진 이미지들이다.
나는 그러한 이미지를 한 장의 사진으로 엮어가며 내 몸과 이미 하나가 되어버린 사진이란 매체를 내 삶이라 여기며 30여년의 시간을 고향에 머물러 왔다.
내가 30여년의 긴 시간을 사진이란 매체와 떼어놓을 수 없게 되면서 내 삶은 늘 풍요롭지 못했다. 그러나 그 풍요롭지 못한 삶이 긴 시간의 흐름을 보내고 나니 작은 희망들로 되돌아왔다.
고향 장흥의 사진집들이 벌써 여섯 권의 책으로 엮어지면서 그동안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되었다.
어쩜 그냥 흘러가버릴 인연으로 끝날 분들을 사진이라는 매체를 통해 알게 되면서 사진을 전공하지 않은 내게 큰 힘이 되었다.
이번 <하늘에서 본 장흥> 사진전은 30년 사진인으로 살아온 내게 가장 큰 의미와 희망을 가져온 전시회가 될 것 같다.

■ 「고향의 사계」 희망을 품다

<하늘에서 본 장흥>사진전은 드론을 이용하여 고향 장흥의 300여 마을을 하늘에서 내려다보며 촬영한 이미지들이 대부분이다.
사라지고 변해가는 고향의 마을들을 보면서 언젠가 꼭 하늘에서 담아두고 싶었던 꿈을 현실로 이룰 수 있게 된 것은 드론이 세상에 나오면서 이룰 수 있게 되었다.
드론으로 담아낸 고향마을과 마을 속에서 만난 어머니, 아버지들의 모습을 이번 전시회에서 함께 선보이게 되었다.
지금 농촌은 가장 큰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전에 보지 못한 마을의 풍광들이 오래전 새마을사업으로 변한 고향마을과 다른 검정색 강판으로 대부분 바뀌고 주인이 떠난 빈집들이 많아지면서 헐어지고 무너지는 모습까지 한 눈에 볼 수 있게 되었다.
마을의 붕괴, 공동체의 삶들이 급격하게 무너지고 있는 오늘의 농촌 모습을 사진를 통해 보여주고 싶다.
공동체가 무너지는 것은 그만큼 살아가는데 더 힘들어진다는 것을 느끼게 한다.
마을마다 마을앞에는 당산나무가 서 있다. 당산나무는 마을을 상징하는 표식이면서 마을공동체를 이끌어가는 힘이었다. 내 사진 속의 당산나무는 늘 사람이 있다.
당산나무 아래에서 만난 사람들은 하나처럼 표정들이 밝다.
그 밝은 표정들은 사람이 홀로 사는 것 보다 함께 살아가는 것이 풍요로운 삶이라는 것을 느끼게 해 준다.
나는 늘 사람들의 그런 모습들을 찾고 싶었다.
하지만 하늘에서 본 장흥 고향마을의 들녘에서 만난 어머니, 아버지는 늘 홀로 였다.
함께 살아가고 함께 공동으로 일 하였던 모습들은 우리 농촌에서 자주 볼 수 없는 풍경이 되었다.
외로움이 묻어난 사진들이 한 장씩 보여지는 것은 우리의 고향이 빠르게 달라져 간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지금 고향은 변하고 있다. 그러나 또 한쪽에는 농촌으로 돌아오는 젊은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살고자 하는 집을 찾지 못하고 있기도 하다. 그게 우리가 살고 있는 농촌의 현실이다.
고향을 떠나 도시에 나가 살고 있는 향우들은 자신들이 태어나고 자란 고향집을 누구에게도 내 놓지 않고 그대로 쓰러질 때까지 방관하며 고향을 그리워하고 어쩌다 고향을 찾는다.
그게 고향 사랑이라고 그리움이라고 말하며….
 

 

마동욱 작가 걸어온 길

1958년 장흥군 안양면 학송리에서 출생했다.
20-30대에는 교도관, 소방관으로 공직 생활, 퇴직 후 서울에서 사진스튜디오 하다 낙향해
30여년간 고향 마을 장흥을 사진으로 기록하고 있다.
최근에는 드론을 이용하는가 하면 동영상으로 마을 어르신들의 생애사를 담고 있다.
■장흥군민상(1998), 전남도문화상(2012) 수상.
■개인전으로는 <내가 돌아본 고향 마을 사진전>(1992년), <아 물에 잠길 내 고향 사진전>(1997), <탐진강과 유치 사람들>(1998), <정남진의 빛과 그림자>(2009), <탐진강의 어제와 오늘>(2011), <탐진강의 속살>(2012), <그리운 고향마을과 장흥사람들>(2013) <고향의 사계>(2016) 등 장흥을 기록한 사진전을 비롯하여 <6.27지방선거사진전>(1995), <한국 농촌사진전>(1997년, 미국 순회전),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달린다>(2001), <여행자들의 영원한 꿈 시베리아>(2006) 등이 있다.
■사진집은 「뜨거운 함성」(1995),「아! 물에 잠길 내 고향」(1997년), 「그리운 사람은 기차를 타고 온다」(2000, 공저),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달린다」(2006, 공저), 「정남진의 빛과 그림자」(2009), 「그리운 추억의 고향마을」(2010), 「탐진강의 속살」(2012), 「고향의 사계」(2016), 「하늘에서 본 장흥」(2016)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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