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덕적인 가치를 판단하여 옳고 그름, 선과 악을 깨달아 바르게 행하려는 의식을 뜻한다. 임마누엘 칸트는 도덕 철학을 높이 세운 위대한 철학자이다. 그의 묘비에는 이런 글이 씌어 있다. 생각을 거듭할수록 감탄과 경의로 나의 마음을 가득 채우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나의 머리 위로 별이 총총히 빛나는 하늘이며, 다른 하나는 내 안의 도덕법칙이다. 하늘의 별처럼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 양심이 자기 마음속에 뚜렷이 빛나고 있다는 것이다. 칸트가 도덕법칙을 강조한 데에는 아버지의 영향이 컸다. 어느 날 그이 아버지가 말을 타고 산길을 지날 때였다. 강도들이 그에게 가진 것을 빼앗은 뒤 물었다. “숨김없이 더 없느냐?” “없습니다” “그럼, 이제 가거라” 물건을 모두 빼앗은 강도들은 그를 놓아주었다.
그런데 길을 가던 칸트의 아버지는 바지춤에 몰래 숨겨둔 금덩어리가 있음을 뒤늦게 발견했다. 그는 강도들에게 다시 돌아왔다. “조금 전에는 경황이 없어 숨긴 게 없다고 했지만 지금보니 이 금덩어리가 남아 있었습니다. 받으십시오” 그 말에 강도들은 멘붕에 빠지고 말았다. 강도는 빼앗은 물건들을 돌려주면서 그 앞에 엎드려 용서를 빌었다. 감나무에 감이 열리고 배나무에 배가 열리는 법이다.
정직한 아버지에게서 양심의 횃불을 밝힌 위대한 철학자가 태어날 수 있었다. 미국에서 열린 전국 철자 맞히기 대회에서 있었던 일이라고 한다. 미국에서 소년이 ‘의’ 철자를 틀리게 얘기했으나 심사위원이 잘못 듣고 맞았다고 하는 바람에 다음 단계로 넘어가게 되었다. 아이는 자기가 틀렸다는 사실을 심사위원에게 솔직히 털어놓았고 결국 탈락했다.
다음날 뉴욕타임스는 이 정직한 아이를 철자대회 영웅으로 신문에 소개했다. 아이는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더러운 인간이 되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우리 사회에선 지도층 인사들이 거짓말을 밥 먹듯 하고 증거가 드러나도 갖은 변명으로 책임을 회피한다. 그들의 마음속엔 칸트처럼 빛나는 양심이 존재하기는 하는 걸까? 정직한 사람이 바보 취급을 당하는 환경에서 한국의 철자 영웅이 태어날 수 있을까?
내 자신의 발자취를 되돌아보면서 마음이 천근처럼 무거워짐을 느끼며 반성해 본다. 내일은 좀 더 가벼운 맘으로 살도록 노력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