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년간 양어머니를 친부모로 모신 효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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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년간 양어머니를 친부모로 모신 효행
  • 임순종 기자
  • 승인 2015.05.11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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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군 신전면 박영란 효부 며느리 국민포장 수상

 
“35년을 함께한 어머니가 더욱 그리운 날이네요. 자식으로서 당연히 할 도리를 한 것뿐인데 상을 받게 되다니... 어머니가 살아 계셨더라면 저보다 더 기뻐하실 텐데...”
양어머니인 故박재옥 할머니를 35여년의 세월동안 친부모 이상으로 모시며 효행을 실천한 전남 강진군 신전면 박영란(여, 79세)씨가 제43회 어버이날 국민포장 수상자로 상을 받았다.
올해 3월 102세를 일기로 별세한 故박재옥 할머니를 박영란씨와 남편 김준홍씨 부부는 친어머니 이상으로 모시면서 애틋한 가정을 이뤘다.
부부는 어머니가 외롭지 않게 매 끼니를 함께하며 밥상 앞에서 웃음 꽃을 피웠다. 박영란씨는 계절마다 부추·쑥 등을 캐와 박 할머니가 좋아하던 부침개를 부쳐드렸다. 남편과 함께 취침에 드시기 전 이부자리와 용변을 살펴드리고 아침에는 빠짐없이 문안인사를 드려 건강을 보살폈다.
박씨 부부와 故박재옥 할머니와의 아름다운 동행의 인연은 5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63년 박재옥·김흥붕씨 부부가 해남군 북평면에서 신전면 봉양마을로 이사와 한약방을 열며 인연이 시작됐다. 시부모의 친구였던 박재옥씨 부부가 타향살이에 어려움을 겪자 박영란씨와 김준홍씨 부부는 많은 도움을 건넸다.
한 가족처럼 지내던 터에 1980년경 박재옥씨의 남편인 김흥붕씨가 지병으로 사망하면서 “자식도 없이 오갈 데 없는 부인을 잘 부탁한다”는 유언을 하자 박여사는 남편과 상의해 자신들의 아래채를 내어 드리고 박재옥 어르신을 어머니로 모시게 됐다. 박재옥씨는 김흥붕씨와 사이에 자식을 낳지 못했었다.
그렇게 시작된 부모와 자식의 정이 35년의 세월을 이어왔다. 박 여사는 당시 농사를 지으며 3남 3녀를 키우고 큰 며느리로 시부모까지 함께 모시면서 경제적으로 어려움도 많았지만 효심을 다해 양어머니를 모셨다. 1989년 시부, 1991년 시모를 떠나보내고 더욱 애틋한 마음으로 양어머니를 봉양했다.
김준홍씨는 “효부, 효자라고 하지만 오히려 어머니가 있어 지난 세월이 즐거웠고 행복했다. 어려웠던 시절 정을 함께 나누며 가족이 돼 준 어머니의 지난 얼굴들이 오늘따라 더 스치운다”며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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