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 강진 늦봄문익환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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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 강진 늦봄문익환학교
  • 조창구 기자
  • 승인 2018.10.27 15: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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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겁게 배우고 배워서 남주는 늦봄문익환학교

늦봄문익환학교 - 삶의 교육, 가치관 교육 ‘중·고과정 대안학교

‘평범한 학생도 꿈 찾아가게 하는 학교…11월 19일까지 중학과정 모집’

■늦봄학교 - 스스로 공부하고 ‘참’ 나를 찾는 교육과정

▲ 학생들 공부하는 모습

‘내가 자는 동안 친구의 책장은 넘어가고 있다’, ‘2등은 아무도 기억해주지 않는다’ 등의 자극적인 문구들로 학생들을 치열한 경쟁의 도가니로 몰아넣던 때가 있었다.

그동안 우리나라 교육은 학생들간 경쟁을 부추기고 In seoul이나 SKY대학을 위해 수상 성적 몰아주기, 점수화를 통한 상대평가와 내신성적으로 인해 친구가 동료가 아닌 밟고 올라가야 하는 경쟁자로만 인식하게 하는 폐해를 보여왔다.

▲ 학생들 공부하는 모습

그나마 요즘은 학부모들과 정책당국의 자각으로 인해 지나친 학업스트레스로 인해 부적응과 이탈,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뉴스가 다소 줄어든 것 같다.

우리나라 공교육의 문제점인 같은 동료를 적대시하는 성적지상주의를 타파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대안학교들이다.

▲ 학생들 명상 요가

13년째 이기주의가 판치는 대한민국사회에 ‘배워서 남주자’는 모토로 운영되고 있는 중·고등과정 대안학교인 늦봄문익환학교(이하‘ 늦봄학교)를 찾았다.

강진군 도암면 백련사 가는 길목에 위치한 늦봄학교는 생명과 영성교육, 자율과 공동체교육 통일과 평화교육이라는 교육철학으로 학생들이 개성과 능력을 찾고, 스스로 나누고 섬김으로 더불어 평화를 가꾸어 가는 생태적·주체적 인재 육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늦봄학교(교장 김창오)는 대한민국 교육이 가야할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관할지역인 강진교육청은 물론 영암교육청에서도 늦봄학교를 찾아 학교장 연수를 했는가 하면 멀리 서울시교육청과 경기도교육청에서도 방문연수를 실시했다는 사실에서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늦봄학교는 배워서 남주자는 문구에서 나타나듯 인성, 자립, 공동체, 역사교육과 국제정세와 통일교육을 통해 대한민국에 필요한 동량으로 키워내고 있다.

▲ 학생들 생활규칙만들기

이곳에서 강조하고 있는 것은 학생들에게 지식교육도 필요하지만 일머리, 책임감, 배려 등 삶에 적용되는 교육을 지향한다는 점이다.

기존 중고등과정이 입시위주 경쟁교육이었다면 늦봄학교는 인간이 사회적 동물임을 인정하고 함께 사는 삶, 함께 사는 사회를 위해 지나친 경쟁보다 어울려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사람을 키워 협동과 공동체의식이 빛을 발하는 사회인을 키우는 데 있다.

▲ 학생들 운동

학생들은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명상과 성찰일기를 통해 생활과정에서 생기는 고민과 화, 관계맺기 등에 대해 성찰의 시간을 갖고 있다. 또한 월화목금 농사살림시간을 1시간 배정해 밭농사, 벼농사, 집짓기, 요리하기 등을 직접 하면서 자연의 소중함과 자립심을 키운다. 봄에 씨앗을 뿌리고 가을에 수확해 그 쌀로 밥을 지어먹는다.

이러한 생태학습을 통해 친구 선후배 가족 모듬별로 텃밭, 요리, 농사, 빨래, 도보행군 등 과정을 함께 하면서 자연에 대한 감사와 노동의 가치, 공동체생활을 위한 배려 등 인성교육이 가랑비에 옷 젖듯이 스며들게 되고 깨우치게 된다.

자발적 동기를 발현해 정체성 찾아 지적호기심 발동 스스로 공부하는 방식을 지향하는 늦봄학교에서는 일반 정규과정에서 진행하는 학습내용과 함께 다양한 인문학 서적 탐독, 세계화시대에 맞는 영어회화 능력향상을 위한 학습과 외국 방문 수업 등을 더하고 있다.

▲ 학생들 지리산 등반

늦봄학교에서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참 나를 밝히는 과정으로 문익환 목사에서 풍겨나오는 기독교 신앙생활을 강요할지 모른다는 선입견과는 달리 학생들의 신청을 받아 불교, 원불교, 기독교, 천주교 등 관심있는 종교를 선택해 배움의 기회로 삼도록 한다는 점이다. 불교를 신청한 학생들은 절에 가서 법문듣기, 법당청소, 연등달기도 한다.

요즘 늦봄학교에서는 2019학년도 중등과정 신입생모집이 한창이다. 11월 19일 마감되는 늦봄학교 입학 자격은 성적순이 아닌 늦봄학교의 교육철학을 알고 열심히 배울 자세가 되어있는가라고 한다.

■인터뷰 - 김창오 교장

“아시는 것처럼 저희 늦봄학교는 공교육의 지나친 성적지상주의로 상처받는 학생들을 생태적, 주체적인 주인공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배움의 장입니다”

▲ 김창오 교장

늦봄학교 초창기부터 교사로 참여해오다 올해초 학교장을 맡고 있는 김창오 교장. 김 교장은 영어과목과 다도교육을 맡고 있다.

김 교장은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있어 진정한 경쟁력은 인간적 매력있는 사람. 큰 안목으로 세상을 볼 줄 아는 사람. 손발을 놀려 자립할 수 있는 사람”이라며 “늦봄학교는 세상을 보는 눈을 스스로 깨우치고 자율과 협동, 섬김과 배려로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의 주인공들을 배출하는 배움터로서의 역할을 다하겠습니다”고 말했다.

이어 김 교장은 “선진국에서는 교육의 다양성을 인정해 대안학교에도 똑같은 예산 지원이 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앞으로는 우리나라도 대안학교 자체 운영에만 의존하지 말고 헌법에 명시된 교육받을 권리를 인정하고 지원해주는 방식으로 전환이 필요합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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