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강칼럼 - 예절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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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강칼럼 - 예절의 의미
  • 장강뉴스
  • 승인 2018.07.09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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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일중(성균관 전인)
▲ 최일중

예절이란 더불어 잘 살아가기 위한 인간들의 약속이며 그 밑바탕이 되는 것은 인간에 대한 존중이라는 근본정신이다.

이것은 시대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앞으로도 변치 않을 공통(共通)된 대 원칙이다. 인간은 귀한 존재이다. 물론 인간만이 아니라 세상의 어느 것 하나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다. 모두가 우리가 살아가는데 있어서 의미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모든 것 가운데에서도 우리 인간은 특히 가장 귀한 존재이다. 인간은 그 어느 것도 지니지 못한 것 즉, 양심과 이성을 지녔기 때문이다.

모든 예의범절의 근본정신은 이 존귀한 존재에 대한 깊은 믿음과 사랑이 바탕이 되어 나온 것이다. 그것은 또한 인격존중(人格尊重)이라는 말로도 표현할 수 있다.

서로의 인격을 존중하는 것이 바로 예절의 근본정신임을 두말할 나위가 없다. 이렇게 본다면 예의범절이라는 것은 우리 조상들이 그렇게 여겨 왔듯이 인격완성의 수단이오, 동시에 원만한 인간관계를 이루어 나가기 위한 수단인 것이다.

예절이건 규칙이건 혹은 법률이건 간에 인간존중이라는 근본정신에는 큰 차이가 없다. 단지 예절은 무엇보다도 더욱 인격의 자율성에 의지한다는 점에서 다른 것들과 구분된다.

우리는 그런 고귀한 정신이 바탕에 있는 것을 깨닫지 못하고 예절을 그저 귀찮은 것이니 형식적인 것이니 하면서 쉽게 넘겨버리는 수가 많다. 지금 당장 이 순간은 예절을 무시할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는 예절을 지키며 세상을 살아가는 것이 훨씬 더 지혜로운 일이며 그 이유는 인간이란 혼자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사회를 이루고 더불어 살아 나가기 때문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사람은 누구나 세상에 태어나 자기 삶을 의미 있게 살아보고자 노력하며 다른 사람으로부터 하나의 인격체로서 대접받기를 원한다. 내가 남의 인생을 무시하고 나만 홀로 인격을 존중받을 수는 없는 일이다. 내가 대접받기 위해서는 먼저 그 만큼 정성을 다해 상대방을 대접해 주어야 하는 것이다.

어떻게 대접할 것인가 일상생활 속에서 우리가 늘 숨을 쉬듯 자연스럽게 몸에 배어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은 바로 서로가 예절을 지키는 일이다. 예절을 지킴으로써 비로소 내가 남의 인격을 존중해 줄 수 있고 덩달아 내 인격도 존중받을 수 있는 것이다.

사람은 남과 더불어 함께 산다. 남과의 대인관계를 원만히 하려면 서로 약속해 놓은 방식으로 하지 않으면 안 된다. 대인관계란 사람과 사람의 관계이다. 때문에 자기가 먼저 사람이 되어야 한다.

스스로 사람다워 지려는 노력을 자기 관리, 자기 수양이라고 한다. 예절은 인간으로써의 자기 관리와 사회인으로서의 대인관계를 원만히 영위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다.

사람이 되고 사람 노릇을 해서 사람대접을 받으며 사람과 더불어 함께 살려면 사람끼리 약속해 놓은 생활방식인 예절을 알아서 실천해야 한다.

따라서 예절을 실천하지 않는 것은 바른 사람이 되기를 거부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예절의 기능과 본질은 스스로 사람다워 지려는 자기관리를 수기(修己)라고 하고 남과 어울려 함께 사는 대인관계를 치인(治人)이라 한다. 수기하는 예절은 자기의 안에 있으면서 자기 자신에게 작용하는 기능을 가지는데 그때의 본질은 정성(精誠)스러운 것이고 치인하는 예절은 자기의 밖으로 나아가 남에게 활용(對外對他的活用)되는 기능을 가지는데 그때의 본질은 공경(敬)하고 사랑(愛)하는 것이다.

자기관리의 요령은 홀로 있을 때도 삼가는 신독(愼獨)이고 대인관계의 요령은 남을 편안하게 하는 안인(安人)이다. 정성이란 자기를 속임이 없는(毋自欺) 양심(良心)이고 공경과 사랑이란 어른을 공경(敬長)하고 아랫사람을 사랑(愛幼)하는 인류애(人類愛)이다. 안에 있는 예절의 마음과 밖으로 나타나는 예절의 언동이 일치해야 참 예절이라 할 것이다. 예절은 마음만 있어서는 안 되고 반드시 그 마음을 상대편에서 인식시키는 말과 행동이 따라야 한다.

서로가 자기의 마음을 상대편에게 인사시키는 것을 의사소통이라 하는데 의사소통 수단인 말과 행동은 미리 약속해 놓은 방식으로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약속해 놓은 말이 언어의 격식이고 약속해 놓은 몸놀림이 행동의 격식이다. 즉 예절의 실제는 의사의 형태로 마음속에 있는 것이고 예절의 지식은 그 의사를 남에게 인식시키는 의사소통의 수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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