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흥동학지도자 이방언 대접주 친필 편지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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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흥동학지도자 이방언 대접주 친필 편지 확인
  • 임순종 기자
  • 승인 2018.05.21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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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 입도 전 1890년 8월 15일 면암 최익현에게 보낸 글

이정석이 이방언 사실 입증…유학자에서 동학지도자로 변신

▲ 이방언 대접주

장흥출신 동학농민혁명 지도자 이방언(1835~1895) 대접주의 친필 편지가 처음으로 확인됐다. 또한 동학 입도 전의 본명이 이정석(李正錫)이라는 사실도 밝혀졌다.

이방언은 동학입도 전에 유학자로 활동했으나 동학도가 되자 유학동문들이 논의 끝에 동문록에서 삭적(削籍)했다는 사실도 새롭게 드러났다.

이 같은 사실은 전남도 문화재전문위원인 김희태 위원의 연구로 밝혀졌다.

김희태 위원은 1890년 8월에 면암 최익현에게 보낸 이정석의 친필편지와 강진출신 학자 경회 김영근(1865~1934)이 최익현에게 보낸 1895년 2월 15일 편지, 김영근이 손지 홍재구(1845~1898)에게 1895년 3월 27일 보낸 편지들을 대조해 이정석이 이방언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먼저, 이방언 대접주의 이름은 1982년 발간된 <인천이씨대동보>에 이민석(李民錫)으로 올라 있다. 그런데 1890년 8월 14일 이방언과 같은 동네인 장흥군 용산면 묵촌에 살던 동문 친구 사복재 송진봉(1840∼1898)이 면암 최익현(1833∼1906)에게 보낸 편지에서 새로운 단서가 확인되었다.

▲ 1890년(경인) 8월 15일 장흥 이정석(이방언)이 면암 최익현에게 보낸 편지. 중암 김평묵 문하에 들었고 수신인인 최익현에게 가르침을 받고자 한다는 내용이 들어있다.(국립중앙도서관 원문, 원 소장처 모덕사)

이 편지에 “묵암공은 이정석의 돌아가신 아버지((&#40665;菴公 卽李正錫先考也))”라는 내용이 있고, 이 묵암공은 이방언의 아버지 이중길의 호이다. 이정석이 묵암 이중길(李重吉, 1797~1877)의 아들이고 이방언의 다른 이름인 것이다. 이 편지에는 이방언의 부친 이중길과 노사 기정진(1798∼1879)의 교류 내용도 나온다.

‘정석(正錫)’이란 인명은 강진출신 학자 경회 김영근(1865~1934)이 면암 최익현에게 보낸 1895년 2월 15일 편지, 김영근이 손지 홍재구(1845~1898)에게 1895년 3월 27일 보낸 편지서도 각각 확인 된다. 이 편지는 이방언 대접주의 친필 편지로 밝혀졌다.

또한, 이정석이 1890년 8월 15일 면암 최익현에게 보낸 편지가 확인됐다.

이정석 자신이 ‘중암 김평묵(1819~1891)의 문하에 들었다’는 내용과 함께 수취인인 면암 최익현에게도 ‘하루 빨리 나아가 배우고 싶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방언 대접주가 유학자로 활동하다가 동학에 입도했다고 전해 졌는데, 유학자로서의 활동내용과 학맥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자료가 없었다. 그런데 이번에 이방언의 친필 저술이 처음 확인되었을 뿐만 아니라 유학자로서의 면모도 알 수 있게 된 셈이다.

당대의 주된 사상조류인 성리학의 최고 학자이던 중암 김평묵, 면암 최익현과 학적으로 연결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번 자료 가운데 1890년 8월에 면암 최익현에게 보낸 이정석의 친필편지, 송진봉의 편지는 최익현을 배향한 모덕사에 소장되어 있다. 국립중앙도서관에서 원문이미지를 제공하고 있다. 1895년에 최익현과 홍재구에게 보낸 김영근의 편지는 김영근의 후손가(김환균)에 보관되어 있다.

이번 친필편지 확인은 전라도 동학에 있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이방언 대접주 연구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방언 대접주는 동학농민혁명 당시 장흥지역을 대표하는 농민군 지도자였다.

이방언은 동학 입도 후 장흥 동학도와 농민들을 규합해 전봉준의 주력부대로 활동했다.

이방언 대접주는 우금치 전투 이후 최대 규모인 석대들 전투에서 패한 후 은신해 있다가 관군에 체포돼 처형당했다.

장흥 서초등학교 교정내 예향관 자리가 예전에 이방언 대접주가 목숨을 잃었던 자리로 알려졌다. 이방언 대접주가 얻은 별호 및 직함 등은 장흥대접주를 비롯해 남도장군, 관산장군, 장태장군, 삼남도교장(三南都敎長)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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