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째 담임선생을 모시는 제자들 ‘화제’
상태바
40년째 담임선생을 모시는 제자들 ‘화제’
  • 임순종 기자
  • 승인 2018.05.21 11: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장흥고등학교 27회 3학년 1반 모임 ‘삼일회’
▲ 장흥고 27회 3학년 1반 모임 '삼일회'

“머리가 히끗 히끗한 중년들이 하나둘 모여든다. 담임 선생을 제자들이 모시는 자리다. 얼핏보아 누가 선생이고 제자인지는 구분하기도 어렵다. 가슴에 꽃을 달고 있는 사람이 선생인가 하는 생각이 들뿐이다”

지난 15일 스승의 날을 맞아 장흥고 27회 3학년 1반 모임인 ‘삼일회’ 반창회 모임에서 40년째 담임선생을 모시고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뜻 깊은 자리를 마련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지 올해로 40년된 ‘삼일회’는 평균나이가 60세이다.

삼일회는 광주·전남권에 살고 있는 같은 반 출신 동창 27명으로 분기별로 모이는데 매년 2분기는 스승의 날을 전후해 모인다.

회원 면면을 보면 고교교장, 경찰간부, 시군간부공무원, 농협장, 자영업자 등 기관장 또는 조직에서 간부급 지위를 가진 사람들인데 그중 공직자가 2/3를 차지하는 것도 특징이다.

현재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회원들을 보면 김영모 장흥농업기술센터소장, 방해권 장흥군청 총무과장, 윤영갑 강진군청 지역개발과장, 하계수 나주 경제교통과장, 김석수 전남외고 교장 등이 속해 있으며 이외에도 지방경찰청, 농협군지부장 등 공공기관에 재직 중이거나 퇴직한 회원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매년 5월 스승의 날을 맞아 옛 담임선생인 은사를 40년째 모시는데 10년 주기로 당시 3학년 7반까지 있었던 담임선생 전부를 초청하는 행사도 병행해 오고 있다.

당시 담임이던 조규찬 담임선생은 75세로 지금은 현직에서 은퇴했다.

조규찬 선생은 “남을 대함에 있어 항시 내가 1%로 부족하다는 생각으로 대해야 한다” 며 “양보할 줄 알고 남을 배려하는 마음을 가져야 흡인력 있는 물방울처럼 주변에 사람이 모여든다” 고 제자들에게 격려와 덕담을 건냈다.

교직에 있는 김보두 삼일회 총무는 “우리 은사님은 지금시대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호랑이 선생이었다. 지금 돌이켜봐도 선생님의 열정이 오늘의 우리를 있게 한 원동력이었던 것 같다. 건강한 모습으로 매년 제자들의 모임초청에 참석해 주신데 감사드리며 건강하게 오래 사셨으면 한다” 고 말했다.

선생은 있으나 스승은 찾기 힘들다는 비아냥거림이 난무하는 세태 속에서 40년째 이어온 삼일회의 모습을 보면 이 시대에 진정 스승과 제자가 무엇인지 깨칠 수 있는 참된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든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