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기고 - 다산(茶山)은 왜 독서의 길로 인도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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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기고 - 다산(茶山)은 왜 독서의 길로 인도했을까?
  • 장강뉴스
  • 승인 2018.03.12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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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규동(강진군 다산기념관 평생교육학 박사)
▲ 진규동

왜 다산은 유배 18년 동안에 자식들에게 끊임없이 독서의 길로 인도했을까?

폐족으로 독서마저 하지 않는다면 영원한 폐족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는 절박한 생각에서 머나먼 유배지 강진에서 시간 날 때마다 글을 읽고 쓰라고 했을 것이다. 그러기 이전에 다산은 사서육경(四書六經)의 경전 주석을 완성하면서 자신의 심신을 다졌고, 일표이서(一表二書)로 경세학을 펼쳐 백성과 나라의 개혁을 주장하는 위대한 업적을 남겼다. 그리고 500여권의 저술을 통하여 지금까지도 우리 모두에게 많은 교훈을 남기고 있다. 아들들 역시 큰아들 정학연은 조선시대 문관으로 작은아들 정학유는 문인으로 ‘농가월령가’를 저술하는 등 모두가 조선시대 문관과 문인으로 이름을 남겼다.

◇우리나라 독서율 59.9%

며칠 전 우리나라 전체 국민의 10명중 4명이 1년에 전혀 책을 한 권도 읽지 않는다는 기사를 보았다. 독서율이 59.9%로 우리나라 국민 40% 정도가 책 한 권을 읽지 않는다는 것이다. 실로 본인의 경우를 돌아봐도 이제 60이 넘어 겨우 독서다운 독서를 하고 있는 본인으로서 독서에 대한 기사를 보면서 우리나라의 독서 문화는 물론 왜 다산이 독서를 그렇게 이야기 했는가를 생각해 보았다.

어렸을 적 초등학교 시절에 교과서는 물론 참고서 하나 사서 보기도 힘든 가난한 시절에 문학책을 사서 읽는다는 것은 상상하기 힘든 시절이었다. 직장생활 하면서는 업무와 관련된 책 중심으로 독서를 했으니 다산이 이야기 한 독서다운 독서는 하지 못한 것이다. 다산은 목민심서에서 ‘군자의 학문은 수신(修身)이 절반이요, 나머지 반은 목민(牧民)이다’라고 서문에 밝히면서 백성을 다스리기 전에 무엇보다 수신이라는 인격적 기반인 올바른 정신자세의 확립이 무엇보다 소중하다는 것을 강조하면서 본인스스로 사서육경을 통해서 스스로를 다스렸다.

◇독서의 길로 인도한 다산

다산은 유배지 포항 장지에서 아들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른 새벽부터 밤 늦게까지 부지런히 책을 읽어 이 아비의 간절한 소망을 버리지 마라”라 하였고, 강진에서 보낸 첫 번째 편지에서도 “부디 자포자기하지 말고 마음을 단단히 먹고 부지런히 책을 읽은데 힘쓰라”하였다. 또 1802년 12월 22일 편지에서는 “너희들이 책을 읽지 않는다면 나는 병이 나고 이 병은 고칠 수 있는 약도 없으니 너희들의 독서가 내 목숨을 살려줄 것이다”라고 하면서 독서의 길로 인도하였다.

다산은 왜 그렇게 아들들에게 간절히 독서를 하라고 했을까? 다시 한 번 되새겨 보면 독서가 우리 인간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최근에 발표된 자료를 보니 과연 다산이 왜 자녀들에게 독서를 권했고 본인 스스로 수많은 책을 읽고 저술 했는가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토론토 대학 인지심리학 오틀리 교수는 ‘독서는 소통의 기적’이라고 하면서 독서를 통해 타인의 의견과 생각을 받아들이는 공감능력을 배우게 된다고 하였다. 또 요크대 연구팀은 MRI를 통해 수 백 명의 실험자를 대상으로 뇌를 촬영해보니 뇌 영역이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타인을 이해하는데 관여하는 뇌 영역 보다 독서를 할 때 훨씬 커졌다는 것이다.

◇다산정신의 재발견을 통한 사회적 가치 창출

이러한 현대적 연구와 조사를 통해 독서가 상호 인간관계의 기본인 공감능력과 타인을 이해하는 능력을 확산하는 매개라는 사실을 알 수가 있다. 다산은 기나긴 시련과 고통 속에서 사서육경의 독서를 통해서 자신을 추스르고, 일표이서로 세상 다스림을 도모했다. 초스피드, 초연결사회의 제4차 산업혁명시대 현대인의 모습은 스스로 생각하지 못하고 혼란스런 가치관 속에서 독선적이고 배타적인 경향을 나타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200여년전 다산이 인도한 독서의 길을 새롭게 구축하는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그 길 위에 새로운 독서문화와 다산정신의 계승발전을 위한 ‘다산미래원’건립을 통하여 21세기 공공의 사회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길 기대해 본다. 독서가 기본인 학습형 국가야말로 불확실한 시대 새로운 환경과 상황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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