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강칼럼 - 리더는 끝이 좋아야 다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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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강칼럼 - 리더는 끝이 좋아야 다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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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3.05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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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일중 장강신문 논설위원
▲ 최일중 논설위원

미국의 대통령 중에서 가장 성공적인 은퇴생활을 한 인물을 꼽는다면 아마 트루먼과 카터일 것이다. 33대 대통령인 해리 트루먼은 1945년부터 1953년까지 재임했고 지미 카터는 39대 대통령으로 1977년에서 1981년까지 백악관의 주인이었다.

1944년말 루즈벨트의 러닝메이트로 부통령이 된 트루먼은 네 차례나 대통령에 당선된 루즈벨트가 재임 중 갑자기 죽는 바람에 부통령 82일만에 대통령직에 올랐다.

당시는 2차대전의 막바지로 국민들은 그가 백전노장 영국의 처칠과 소련의 스탈린을 맞수로 전쟁을 제대로 치러낼 수 있을지 매우 걱정했다. 그러나 트루먼은 책임은 내가 진다는 결단으로 승전을 거두어 일약 인기 최고의 지도자가 됐다. 소위 트루먼주의 혹은 트루먼 독트린이라고 불렸던 정책은 1947년 그가 의회에서 그리스 터키에 대한 군자원조를 요청할 대 선언한 새로운 외교원칙으로 자유주의 진영에 대한 공산주의 위협에 힘으로 맞서 대항한다는 의사를 명백하게 밝혀 냉전의 계기가 됐다.

트루먼의 진가는 은퇴 후 더욱 빛났다. 그는 백악관을 떠나던 날 비행기와 경호원을 거절하고 시민들과 함께 야간열치를 탔다. 애치슨 국무장관에게 이사비용을 빌려야 할 정도로 돈이 없었던 그는 정치나 사업과는 인연을 끊고 생계를 위해 각종 기록과 공식문서와 씨름하며 책을 썼다.

전직 미국 대통령을 돈방석에 앉힌 회고록 집필은 이것이 시초였다. 은퇴후 대통령 기념도서관도 트루먼이 효시다.

재임중이란 문제로 무능한 대통령이라는 오명에 시달렸던 카터는 퇴임 후 더욱 성공했다. 칠순 노령에다 불구하고 세계분쟁지역 곳곳을 누비며 평화봉사자로서 헌신했다. 그가 이끄는 조지아주 애틀란타 시의 카터센터는 지역 분쟁예방, 보건교육, 아프리카 농업개발, 미국의 제3세계 담배수출 반대, 개도국의 인권 감시 등 광범위한 평화 실천 운동의 허브가 됐다.

특히 집없는 비천한 사람들에게 무료로 집을 지어주는 사랑의 집짓기 해비타트운동은 그의 주도로 더욱 활발한 국제봉사를 펼치게 됐다.

세익스피어의 리어왕이 믿었던 두 딸들에게서 버림받고 머리를 풀어헤친 채 폭풍우치는 광야를 헤매면서 비바람을 피할 수 있는 머리통만한 피난처도 없음을 통탄하는 모습을 떠올려 본다면 사회적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기후와 신변의 위협을 피할 수 있는 보금자리를 마련해 주는 그의 봉사와 리더쉽은 인간적으로 매우 숭고한 것이다.

대한민국에도 현재 생존중인 퇴임 대통령이 벌써 수 명에 이른다. 하지만 그들의 행적이 앞서 언급한 미국의 대통령들과는 천양지차이기에 국민으로서 부끄러운 심정을 감출 길이 없다.

대통령으로서의 공적인 임기가 끝나면 사회분열을 초래하는 정치적 개입은 일절 금하는 것이 도리이다.

따지고 싶다 청와대 시절 챙긴 비자금으로 법정을 들락거리는 수치를 감수할 이유가 있는 지, 명절이면 권력층끼리 덕담을 주고받는 자리에서 배신이니 화해니 하는 사적인 감정싸움으로 제 존재를 확인하고 가견을 공적인 여론처럼 과장할 필요가 있는지 캐묻고 싶다. 게다가 국민혈세는 개인의 쌈지돈으로 전락했다. 주홍글씨처럼 이미 수인번호를 새긴 대통령까지 나온 마당이다.

전 두 태통령이라는 공인으로서 자신의 치졸한 이해보다는 사회와 인류를 위하는 대사에 올인할 수 없을까? 우리는 언제쯤이나 세계적인 수준에 이르게 될까? 놀거리와 먹거리는 국제화를 넘어섰는 데도 말이다.

자리에서 물러난 후 행적과 거취는 현직보다 훨씬 중하다. 그래서 호랑이는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이름과 명예를 남긴다는 격언이 있지 않은가. ‘끝이 좋아야 다 좋은 법이다’ 세익스피어의 쓰라린 가르침이다.

그렇다면 6.13 동시 지방선거도 마찬가지이다. 여러 출마예정자들이 군수의 자리를 서로 앉겠다고 가진 애를 쓰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군수입지자들의 발걸음이 바쁘다. 군민들도 잘 뽑아야 하겠지만 당선된 군수도 군정을 잘 펼쳐야 할 것이다. 끝이 좋아야 한다는 말이다. 군정발전을 위해서는 잘 알고 군정을 펼칠 사람을 뽑아야 하기 때문이다.

군정살림을 자기 살림처럼 해줄 사람이어야 하며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없이 일해줄 심부름꾼을 잘 선택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당부드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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