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기고 - 효(孝)와 예(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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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기고 - 효(孝)와 예(禮)
  • 장강뉴스
  • 승인 2018.01.29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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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금(장흥군보건소 건강증진담당)
▲ 김금

우리는 어느 세상에서 살고 있는가. 참으로 무서운 세상에 살고 있지 않은가. 사회가 너무나 헝클어진 느낌이다. 생각해보면 너무 늦은 감이 있다. 차라리 엄살 속에서 산다고 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요즘 들어 TV나 신문 등 심심치 않게 들려오는 소식들이 너무 복잡한데 생각해보면 나만 그런 것이 아닌 것 같다.
자식이 부모를 해하고 연인이 연인을 해하고 화난다고 불특정다수를 대상으로 한 범죄도 종종 일어나는 현실을 어떻게 봐야 할까. 옛날에는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았다는데 스승을 폭행하는가 하면 스승은 감정에 따라 제자를 무자비하게 폭행하기도 한다.
이러니 귀신보다 사람이 더 무섭다는 말이 나올 수밖에... 어쩌다 이 지경에 이르렀을까? 노인을 공경하고 부모에게 효도하고 이웃과는 서로 돕고 인사로 이웃의 형편을 걱정하고 헤아리던 베품과 나눔의 인정은 어디로 사라져 버렸을까?
유독 효만을 강조하고 예의 덕목을 중시했던 민족이 우리 아니었던가. 부모가 돌아가시면 3년상을 치르면서 상청을 차려놓고 생존시와 똑같은 아침저녁으로 예를 올리면서 문안 인사를 올렸던 민족이 우리였다.
그 예가 지나쳐서 조선 효종시절에는 나라가 휘청할 지경에까지 이르지 않았던가. 이것이 바로 예송논쟁이라는 것인데, 효종의 어머니인 조대비가 돌아가시자 그 복상 기간을 두고 남인과 서인이 치열하게 논쟁을 벌인 일이다. 예라는 것이 너무 지나쳐도 불편하겠지만 요즘같이 너무 없어도 문제인 것 같다. 무엇 사람들을 이렇게 정이 없고 야박하고 사악스럽게 만들어 버렸을까. 너무 지나치게 답답했던 예의 풍속은 어디로 사라져 버린 것 일까.
세계가 한강의 기적이라며 우리의 경제성장을 놀라워했고 한류라며 대중문화에 환호한다는데 우리의 미풍양속은 어디로 간 것일까. 뿌린대로 거둔다는 말이 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대한민국을 외치며 응원하던 우리의 모습은 전파를 타고 세계방방곡곡으로 방영됐다. 해외여행을 하면 이를 본 외국사람들은 어느 나라에서 왔냐고 묻는다. 대한민국에서 왔다고 하면 그들은 손뼉을 치며 대한민국을 연호했다. 이와 같이 우리의 예의범절을 세계에 소개한다면 그 예는 고스란히 우리에게 돌아오지 않겠는가.
이런 이야기도 있다. 지인들에게 들은 이야기다. 태국에는 사기라는 죄목이 없는데 한국 때문에 사기라는 죄목이 생겼다고 한다. 웃었지만 내심 씁쓸한 마음이고 부끄럽다. 지금이라도 각성하고 타인을 배려하고 예를 갖추어 살면 좋으련만 그게 여의치 않은 것 같다. 한국사회는 구성원 전체가 경쟁이고 집단적인 히스테리에 걸려 있기 때문은 아닐까?
아이들은 과도한 공부에 신경이 날카롭고 금방이라도 터질 것 같으며 부모들은 부모대로 하루가 다르게 뛰는 물가에 걱정만 늘어서 인상이 펴질 날이 없다. 교사들은 대학진학률에 예민해져서 목청을 높이며 아이들을 다그치니 곳곳에서 예가 살아 있지 않는 것이다.
사람들은 남의 일에 잘못 끼어들었다가 언제 봉변을 당할지 모르니 타인의 일은 모른척하라고 조언해 준다. 그러니 어찌 좋은 내일을 기약할 수 있을까? 조금이라도 더 잘 살기 위해 조금이라도 더 성공하기 위해 앞만 보며 달려오면서 우리는 정말로 소중한 예를 잊어버렸다.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하루에 한번만이라도 예를 생각하며 산다면 이 세상이 살만한 세상이 되지 않을까? 예는 나부터 실천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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