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강칼럼 - 최일중(성균관 전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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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강칼럼 - 최일중(성균관 전인)
  • 장강뉴스
  • 승인 2017.07.24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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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무상

▲ 최일중
천지가 무상하고 삼계가 무상하고 제행이 모두 무상하다. 어리석은 사람들은 천지가 영원한 것으로 여기나 천지도 업. 억겁이 다하여 업화가 초선천까지 타오르면 천지도 무너지고 성패가 없어져서 결국 무상으로 돌아간다.
일체 세간에 태어나는 자는 모두 죽음으로 돌아가고 사람의 수명이 한량 없다지만 반드시 다할 때가 있다. 한번 성한 자는 반드시 쇠하고 한번 만난 자는 언젠가는 이별이 있으며 청춘은 오래 머물지 않아 기운이 성하던 사람도 안색이 병들어서 많은 고통 속에 돌고돌아 오고가는 것이다.
인생은 누구나 있으면 있는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항상 걱정근심으로 살다보니 편안히 쉴 때가 없느니라.
삼계(三戒:청년시대에는 여색을, 장년시대에는 투쟁을, 노년시대에는 이욕(利慾)을 경계)가 모두 무상하여 있는 모든 것이 즐거움이 없구나 어찌 무상을 모르고 홀로 교만하리오. 이제 이 몸도 오래지 않아 임종에 이르러 염라대왕 앞으로 갈 것이니 가는 도중에 쉴 곳도 없구나. 살아 생전에 남들을 위하여 은혜를 베풀지 못하고 선업의 공덕도 짓지 못했으니 노자마저도 없구나.
마치 홍수가 잠자는 마을을 빼앗아 가듯이 늙음과 죽음은 중생들의 목숨을 몰고 가는구나. 아직 그대의 마음에 욕망과 쾌락이 모두 채워지기도 전에 인생은 무상하도다.
지난 날을 돌아보면 모두가 다 꿈과 같고 환과 같고 물거품 같고 그림자 같고 잠깐이기는 이슬 같고 번갯불 같구나.
내 육체는 처음에는 부모의 정혈이 모여서 생기고 음식을 씹어서 침과 섞여 변하면 몸의 더운 화대(불의 기운)가 이것을 익히고 다음에는 움직이는 풍대에 의하여 영양과 찌꺼기를 나누어 부정한 찌꺼기는 대소변이 되고 영양은 피가 된다. 피는 변하여 살이 되고 살은 기름이 되며 기름은 변하여 뼈가 되고 뼈는 변하여 골수가 되며 골수는 변하여 정력이 되는데 정력은 육체를 이루는 것이다. 육체는 걷고 서며 앉고 누우며 혹은 구부리고 편다. 이것이 우리 신체의 동작이다. 신체는 뼈와 힘줄로 이어져 있고 살과 살갗으로 덮여져 있어 있는 그대로 볼 수 없다.
신체 내부는 내장으로 가득차 있고 위장, 간장, 심장, 폐장, 신장, 비장, 대장이 있으며 또한 콧물, 점액, 피, 담즙, 지방이 있다. 또 이몸의 아홉 구멍에서는 항상 더러운 오물이 흘러나온다. 눈에서는 눈물과 눈꼽이 나오고 귀에서는 귀지, 코에서는 콧물이, 입에서는 침과 가래, 온 몸에서는 땀과 때가 나온다. 또 머리에는 빈 곳이 있고 뇌수로 차있다.
그런데 어리석은 사람들은 무명심에 이끌려 몸을 깨끗한 것으로 안다. 우리들의 몸을 이루고 있는 육근과 육식이 모두 무상한 것이다.
몸을 사실 있는 그대로 살펴 보면 허망하고 덧없고 무상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욕망과 명예와 재물을 탐하는 삼독심의 불길이 무상하고 덧없고 허망한 허욕이며 생노병사와 근심과 슬픔과 고통과 괴로운 번뇌가 모두 무상한 것이라 수행하는 모든 사람들은 마땅히 이와 같이 알아야 할 것이다.
일체 법이 오직 덧없고 실체가 없어서 믿을 수가 없으며 근본이 없으므로 무상한 것이다. 몸만 무상한 것이 아니라 천지가 무상하고 삼계가 모두 무상하며 일체 세간에 태어나는 모든 존재는 생주이멸 성주괴공(成住壞空)하므로 결국 괴멸하여 무너져 멸망하여 공(空), 무(無)로 돌아간다.
사람의 수명이 한량이 없다지만 반드시 다할 때가 있다. 한 번 성한 자는 반드시 쇠하고 만난자는 반드시 이별이 있으며 청춘은 오래 머물지 아니하고 기운이 성하던 사람도 안색이 병들어서 많은 고통속에 돌고돌아 편안히 쉴 때가 없다. 사람의 운명이란 이처럼 아무도 예측할 수 없고 모두 무상한 것이다. 세상에 있는 모든 것은 낙(樂)될 것이 없다.
어찌 무상을 모르고 홀로 교만하리오. 무상이 찾아들고 오래지 않아 이 몸은 생노병사의 무상 살귕 이끌려 임종에 이르게 된다. 임종에 이르러 염라대왕 앞으로 가는 저승길에는 쉴 곳도 없으며 살아 생전 사람들에게 온갖 탐심과 인색하여 은혜를 베풀어 선심공덕을 짓지 못하였으니 가는 길에 노자마저 없어 지옥행이 틀림없구나.
인생의 욕망과 쾌락의 만족이 아직 마음속에 채워지기도 전에 죽음은 우리의 목숨을 앗아가고 만다. 마치 홍수가 잠자는 마을을 빼앗아 가듯이 인생무상이라 이 몸을 앗아가는구나. 몸은 무상으로 인하여 언제나 밤낮으로 쉬지 않고 늙고 병들고 시들어 오래지 아니하여 곧 땅속으로 들어 갈 것이다. 의식은 없어지고 살은 썩고 부패할 육체는 조각조각 흩어지고 인생은 죽음으로 모든 것이 끝난다. 저기 쓸모없는 썩은 나무토막처럼 인생은 무상하도다.
무상의 도리를 완전히 깨달아서 천지가 무상하고 자신이 무상함을 확실히 알게 되면 마음에서 모든 욕망이 끊어지고 욕망이 끊어지면 걱정, 근심, 번뇌, 망상과 바라고 기다리고 보고싶고 원하는 일체의 생각 느낀 감정이 끊어지므로 몸에 병도 없고 늙음도 죽음도 없는 열반의 세계로 들어가게 된다. 아, 덧없는 인생을 이르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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