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시-우크라이나에서 포로로 잡힌 북한군의 눈빛에서 불안과 공포를 보다
우크라이나에서 포로로 잡힌 북한군의
눈빛에서
내가 보고 싶은 건
백두산이고
압록강이고
두만강인데
지금 내 앞에 보이는 건 불안과 공포뿐이다
턱을 붕대에 신세지고 있는 북한군은 병이고
손을 붕대에 신세지고 있는 북한군은 장교인데
우크라이나 특수부대원에 따르면
체포 당시
북한군이 부상을 당하였음에도
수류탄이 밀어주고 있어
생포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고 한다
우크라이나군의 포로로
불안과 공포에 사로잡혀 있는 북한군이
내 동포 내 형제이니
내가 잡혀 있는 게 아니어도
내가 잡혀 있는 것처럼
마음이 편치 않을 수밖에……
러시아 때문에
단 한 차례도 서로 나쁘게 지낸 적 없는
우크라이나와 북한이 상대를 향하여
총부리를 들이대는 걸 보면
세상은 얼마나 비합리적인가
머지않아
북한군이 궤멸할 정도로
날이면 날마다
사상자가 속출하고 있다는데
그걸 알면
북한의 부모형제들이
밥이 넘어가고
잠이 제대로 오겠는가
우크라이나에서 포로로 잡힌 북한군의
눈빛에서
내가 보고 싶은 건
대동강이고
묘향산이고
금강산인데
지금 내 앞에 보이는 건 불안과 공포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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