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흠 시인과 떠나는 감성여행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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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흠 시인과 떠나는 감성여행81
  • 장강뉴스
  • 승인 2024.11.18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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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시-세월에는 아가미가 없다

물 위에 떠 있던 배가 잠수정이 되어도
우리는 입을 다물 줄 압니다

다가올 내일이 절망이 아니길 바라
지금을 슬퍼할 힘은 없습니다

손바닥으로 창을 문지릅니다

창밖의 공기들은 다 달아났습니다
유리 너머의 물고기들이
유리 벽에 닿아 소스라칩니다

굼벵이가 탈피해서
날개를 가진다고 했는데
올챙이가 허파를 키워
개구리가 된다고 했는데

우리는 왜 다른 동물의 변태만 공부했을까요

유리 너머 물고기들에게
아가미 만드는 법을 배워야 할까요

아우성은 사라지고 우린 
수행자처럼 우두커니 있습니다

똑똑똑 노크 소리도 삼켜버리는 어둠 속에서
스스로 발광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볼 수 없는
진화하지 못하면 숨이 막힐 것만 같아

우리는 순종하고
조용히 착하게 죽어갑니다

이대흠 시인
이대흠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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