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흠 시인과 떠나는 감성여행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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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흠 시인과 떠나는 감성여행66
  • 장강뉴스
  • 승인 2024.06.24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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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시 - 낭도에서 바다를 주웠습니다

당신은 바다를 오려 주머니 속에 넣었습니다 몇 점의 구름을 똑똑 따내었습니다 어떤 바다는 호리병인 듯 속에서 출렁거렸습니다 

풋감 같던 사랑을 우려먹을 때도 있었지
아직은 가을이 설익었어 초되기 전 홍시처럼 노을이 깊어야 하는데 

당신의 속눈썹에 샛별이 반짝이고 당신의 젖은 눈은 흘러내리지 않았습니다 검은 산들은 머플러처럼 펄럭였습니다

갯바닥에는 펄이 옷입니다 저마다 펄을 입고 돌아다니는 똘게들은 작은 발소리에도 파장처럼 퍼집니다 게 이빨에 바다가 물리면 팔주령처럼 방울소리가 날 것 같습니다 

동그란 바다에서는 맞은편이 가장 멉니다 낭도에서 주운 바다가 내 안에서 엎질러집니다 햇부리에 쪼인 물방울처럼 반짝이는 것들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이대흠 시인
이대흠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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