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흠 시인과 떠나는 감성여행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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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흠 시인과 떠나는 감성여행65
  • 장강뉴스
  • 승인 2024.06.17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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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시 - 어쩌면 좋아

어쩌면 좋아 너는 말한다
너는 놀랐고 너는 어찌할 줄 몰랐다
눈이 내렸고 갑자기 
차가 끼어 들었다

어쩌면, … 좋아 나는 말한다

분명하게 말하지 않는다고 너는 말한다
기분을 예보할 수 없어 내가 말한다
마음속 구름이 어디로 흘러가는지 모르겠어

난데없이 끼어든 차 때문에 기분이 찡그려진다

난 왜 내 기분을 함부로 하는 걸까
나빠진 건 내 기분이라
나만 나빠진다 쩝
썩은 고기를 씹은 기분

나빠진 건 가 버린 차도
내가 탄 차도 아닌데
기분이 구겨진 뒤에야 기분을 다림질한다는 건
바보 같은 짓이야
어쩌면 좋아

늘 반성만 하는 시처럼 지긋지긋지긋
지긋지긋지긋 어쩌면
눈이 내리고 좋아
지읃지읃지읃
눈이 더 내리고

오그라진 내 기분에도 눈이 쌓이고
작은 바람에도 흔들리는 내 기분은 뿌리가 깊지 못해서
기분을 잘 키워야겠다고 생각한다

와이퍼는 눈을 밀어내고
와이퍼가 눈을 밀어내야 눈이 잘 보인다

이렇게 눈 내리는데 갈 수 있을까?
네가 말한다 

어디든 갈 수는 없겠지만
좋기만 한 날은 씹을 맛이 없다고 
눈송이 굴리듯 생각을 뭉친다

어쩌면, … 좋아
내가 말한다

이대흠 시인
이대흠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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