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흠 시인과 떠나는 감성여행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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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흠 시인과 떠나는 감성여행28
  • 장강뉴스
  • 승인 2023.09.11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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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시 - 환장하지 마시고 된장하세요

환장한다고 하지 마시고 
환장을 쓰세요 모자처럼

그래도 환장하고 싶을 때는
젠장하거나 된장하세요 
그도 아니면 간장하시거나
네네
관장 아니고요 간장이요 

참을 수 없으면 환장을 살짝 얹어요
매운 맛 환장
개운한 맛 환장
시늉으로

고추장 옆에 있는 환장을 슬쩍
차지는 마시고요 치세요 환장
환장은 진하거든요 

환장이 땡길 때도 끌려가지 마세요
환장이 터질 것 같으면 환장을 밑간으로 깔고요
천천히 끓이세요

환장을 듬뿍 쳐서
환장 범벅이 되면 후회할 겁니다
환장밖에 남은 게 없죠

그래도 환장하시겠다고요?

그럴 땐 참지 마시고요
보고 싶어서 환장하세요
사랑하고 싶어서 환장하세요

환장하고 또 환장하고도 남은 환장이 있다면
환장을 살짝 구부려 보세요
현을 켜듯 환장을 연주하는 겁니다 살짝
스텝을 밟으며 환장을 흔들고요
그 다음엔
그냥 웃어요 헤헤

환장 맛이 얼마나 맵고 깔끔한지
알게 될 겁니다 몰라도 어쩔 수 없지만
환장은 몸과 마음을 가만두지 않지요

환장을 먹으면
스카이 콩콩처럼 붕붕 뜰 겁니다
흥분도 붕
절망도 붕붕

붕붕거리다가 
환장한 혀와 
환장한 혀가 만나면
몰랐던 말이 생겨나요
름, 륨, 쁨, 듐, 튬

튬랑한 슬픔이 얼마나 달콤한지
쁨사한 마음을 어떻게 줄 수 있는지
알게 될 겁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한 번 더 
스리슬쩍 환장을 차는 겁니다 

이대흠 시인
이대흠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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