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어 표준말 모음집, 초등 국어교본 등 원본

조선어 표준말 모음집, 조선어학회, 최현배. 국사책에서나 보던 낡은 책이 시선을 확 낚아챈다. 책을 조심스레 들쳐보니 단기 4278년, 정가 7원.
조선어학회가 발행한 ‘한글’, ‘ 초등 국어교본’, 최현배가 지은 ‘글자의 혁명’. 역사적인 책들은 원본으로 국사편찬위원회에는 이 책의 복사본이 있다.
특히, 한 책을 살펴보니 앞쪽은 우리말이 뒤쪽은 일본어로 되어있다. 일제강점기하 우리말을 쓰지 못했던 슬픈 현실이 상상되는 동시에 우리말을 지키기 위한 선조들의 숭고한 노력이 엿보인다.
세종대왕이 깜놀할 줄임말, 집현전 학자들이 멘붕할 신조어, 최현배 한글학자가 레알 슬퍼할 외래어강점기에 우리말을 보호하고 보존하고자 하는 노력은 현대에도 이어지고 있다.
강진군 병영면에 위치한 이름마저 독특한 와보랑께 박물관.
김성우 관장이 사재를 털어 만든 박물관은 15년 전에 개관해 잊혀져가는 추억의 생활품 3,000점이 전시되어 있다. 여기에 다양한 사투리가 더해져 형상화된 작품이 볼거리, 추억거리를 제공해 이색 관광지로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박물관 입구부터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사투리가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애기가 수말스럽다잉(그 아이 말잘듣고 착하구나), 그만 소락대기 질러야 디킨께(소리지르지 않아도 들린다), 작년 시한 뜬금없는 개집머리에 솔찬히 보대께 부렀당께(지난겨울 갑작스러운 감기에 상당히 고생했었지). 사방이 걸쭉한 전라도 사투리 천지다. 알 듯 모를 듯한 토박이말이 정겨우면서도 재밌다.
김성우 관장은 사라져가는 사투리와 우리말이 안타까워 언젠가부터 사투리와 한글 관련 책·자료를 모으기 시작했다고 한다. 전라도사투리모음집을 펴내고 사투리를 더한 박물관까지 열었다.
김 관장은 “사투리는 순한글로 이루어져 우리말의 매력을 한껏 느낄 수 있는 언어이다. 특히 사투리는 그 지역 사람들의 생각이나 느낌이 그대로 묻어나 지역색과 문화정체성이 드러나는 소중한 자산이다” 며 “더 깊은 연구를 통해 사투리와 아름다운 우리말을 널리 알리고 싶다” 고 말했다.
금년 569돌을 맞이한 한글날, 한글은 대한민국 최고의 히트상품이 아닐 수 없다.
독창성, 창의성, 예술성을 두루 겸비한 최고의 상품 한글을 찾아 사투리의 재미를 찾아 강진으로 한번 와보랑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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