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흥 행원마을 마을공동체사업 한글교실 졸업식과 전시회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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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흥 행원마을 마을공동체사업 한글교실 졸업식과 전시회 열려
  • 조창구 기자
  • 승인 2020.01.10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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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주민들 “예전에는 은행만 가도 손이 떨렸는데 자신감 생겼다”

도시 뿐만 아니라 시골지역도 개인주의 성향이 늘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마을공동체사업 한글교실을 통해 문맹의 한을 풀고 주민화합에도 좋은 결과를 보이고 있는 마을이 있어 화제다.

장흥읍 행원마을(이장 김석환)에서는 지난달 말부터 지난 5일까지 고령의 여자어르신들이 직접 쓴 편지며 유언장, 성탄절 카드와 장식들로 회관안에 ‘우리들의 솜씨’ 전시회를 열었다.

이번 전시회는 행원마을 30여명의 어르신들이 마을공동홈에서 2018년부터 2년동안 매주 한글을 배우며 쓴 작품들을 전시한 것.

서툰 글씨지만 마음을 담아 쓴 글과 작품, 사진 등 전시작품은 보는 사람을 미소짓게 했으며 어르신들 스스로 뿌듯함을 느끼기에 충분했다는 후문이다. 

행원마을 한글교실은 마을어르신들로부터 글을 배우고 싶다는 부탁을 받은 이성숙 마을공동홈 간사가 장흥군에 마을공동체사업으로 한글교실을 신청하면서 시작하게 됐다.

한글교실에서 한글 지도는 그 무렵 교직을 퇴직하고 행원마을에 귀농해온 위승복씨가 맡았으며 운영은 이성숙 간사가 맡았다. 지도와 운영을 맡은 두 사람은 어르신들을 위해 간식비 등을 보태며 응원했다.

회관에 모여 화투를 치거나 이런저런 얘기들을 하며 무료하게 시간을 보내던 어르신들이 한글교실을 하면서 새로운 눈을 뜬다는 마음에 스스로 규정을 만들어 마을회관을 청소하는 등 고령 어머님들의 참여 열의가 대단했다.

한글교실을 다니면서 자음과 모음을 익히고 하나씩 읽고 따라쓰며 글을 익힌다는 재미에다 자식들에게 하고싶은 말을 편지로 써보고 유언장, 그림, 영화보기, 프로그램 등을 통해 어르신들의 자존감도 올라갔다.

마을회관 전시회에는 어르신들의 얼굴이 그려진 이미지각과 옛날사진 직접 쓴 이름과 택호, 주소 적어보기, 편지, 유언장 등이 성탄카드와 장식들과 어울려 조화를 이루었으며 한글교실에서 쓰고 만든 내용들이 ‘살구꽃 피는 마을이야기’라는 책으로도 제작 전달됐다.

지난달 말 열린 행원마을 한글교실 졸업식에서는 몇몇 어르신들이 기쁨의 눈물을 보이기까지 했다.

한글교실을 졸업한 마을주민들은 “옛날에는 아무것도 몰라 은행이나 관공서 가면 손을 벌벌 떨다시피 했는데 한글교실을 하고 나서 자신감도 생기고 글쓰기가 이상(많이) 늘었소야”라고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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