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강칼럼 - 보림사 일선 주지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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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강칼럼 - 보림사 일선 주지스님
  • 장강뉴스 기자
  • 승인 2015.08.24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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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석과 백중

오늘은 우리 고유의 풍습인 칠월 칠석으로 견우와 직녀의 애틋한 만남이 안타까워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칠석에 내리는 비는 풍년을 기약한다고 하니 반가운 약비입니다. 사람마다 견우와 직녀처럼 아름다운 사랑으로 만나 가정을 이루고 또한 서로의 인연을 참으로 귀하게 가꾸다보면 어느덧 남녀의 차별을 떠나 집안일과 바깥일이 서로 통하여 두루 원만하게 됩니다. 이렇게 지극한 사랑은 집안의 화목을 이루고 자손이 창성하고 부귀를 누리게 되는데 이것이 누구나 바라는 세상의 행복일 것입니다.
사람이 태어난 인연을 회심곡에서는 칠성님전 명을 빌고 아버님전 뼈를 빌고 어머님전 살을 빌어 이세상에 나왔다고 합니다. 그래서 부모님들은 사람의 수명을 관장하는 칠성님전에 자식들의 명을 빌기 위해서 생일을 맞이하여 국수나 실을 올렸습니다. 불가에서는 사람의 수명이 길고 짧은 것은 남의 생명을 귀하게 하거나 함부로 여기는데 있으니 널리 방생을 하라고 가르칩니다.
또한 수많은 생명이 있지만 사람으로 태어나 남녀가 서로 만나서 부부가 된다는 것은 수천생의 인연이 만나서 이루어지는 참으로 고귀한 인연이라고 합니다.
견우와 직녀처럼 서로 지극한 사랑을 하다 보면 세월가는지 모르다가 어느덧 자식이 태어나면 현실에 눈을 뜨게 되고 부부간에는 서로 다툼이 일어나 현실과 이상을 조율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이때를 당해서 서로가 참고 자존심을 내려놓으면진정한 사랑이 싹트게 되고 서로를 배려하게 되어 서로의 인격을 부처님처럼 존중하는 아름다운 모습으로 거듭 성숙해 집니다. 마침내 조건없는 사랑은 깨달음으로 이어져 여자라는 애착과 집착을 떠나고 남자라는 어리섞음의 무명을 떨치게 됩니다. 그리고 선정인 집안일과 지혜인 바깥일이 조화로워 하나가 되는 이웃들에게 웃음을 주고 행복을 주는 보살행이 나옵니다.
또한 다가오는 전통 고유의 명절인 칠월 백중은 백행의 근본인 효를 실천하는 불교의 오대 명절 가운데 하나입니다. 부처님 당시 십대제자 가운데 신통제일이었던 목련존자는 살아생전 어머니가 큰 죄업을 짖고 지옥에 떨어져 고통을 받고 있는 모습을 보고 크게 절망하고 안타까웠습니다. 그래서 부처님께 여쭈어 구제 방법을 물었더니 칠월 보름 하안거 해제일을 맞이하여 크게 수행한 스님들을 초청하여 공양을 올리고 많은 사람들을 대접하여 제를 베풀면 그 공덕으로 어머니가 지옥의 고통을 벗어나서 극락왕생할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절에서는 해마다 칠월 백중을 맞이하여 기도를 올리고 돌아가신 선망부모님의 위패를 모셔서 성대하게 재를 올리고 널리 불우한 이웃들에게 공양하는 풍습이 미풍으로 내려오고 있습니다.
오늘날 청소년들이 방황하고 거치른 것은 백행의 근본인 효를 가르쳐 주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대가족이 함께 사는 집안은 자연스럽게 효를 배우지만 핵가족 시대에 더구나 외자식을 둔 집안은 효문화를 배워야 합니다. 세상의 어떤 고난과 참기 어려운 일도 부모님을 생각하면 능히 헤치고 나갈수 있기 때문입니다.
보림사에서는 칠월 백중을 맞이하여 먼저가신 선망부모님과 나라위해 헌신하신 전몰군경, 동학혁명 당시 희생되신 영령과 좌우대립으로 희생된 영가님과 물속에서 고통받는 일체 영가와 낙태아 영가의 위패를 모시고 위로하고 크게 재를 베풀어 극락으로 천도하는 수륙무차 영산대재를 모시려고 합니다.
그리고 어르신들 경로잔치와 귀농인 다문화 가족들을 초청하여 점심공양을 대접하여 모두가 화합하는 한마당으로 전통 음악인 범패와 바라춤 살풀이 공연을 준비하였습니다. 모두가 두루 참석하시여 환희로움으로 해탈의 영락을 누리시길 바람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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