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군의회, ‘비겁하다’ 가족 사과문으로 면피?
상태바
강진군의회, ‘비겁하다’ 가족 사과문으로 면피?
  • 임순종 기자
  • 승인 2013.08.28 13: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절도범 구명’ 사과문발표 의원간 견해 커 ‘미적미적’

‘여론 눈치보기’ 어물쩡 넘어가선 안돼 진정성 ‘절실’

강진군의회가 농사용 전선 수천만원어치를 훔쳐 특수절도 혐의로 구속 재판중인 피의자 2명을 구명하기 위해 탄원서에 서명한 것과 관련, 사과문 발표를 놓고 군의원간에 찬반 의견차가 커 미적미적거리고 있어 비난이 일고 있다.
반면, 특수절도피의자 가족들은 지난 20일 전후로 ‘강진군민 여러분께 올리는 말씀’이라는 사과문(광고)을 게재해 이 문제가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강진군의회 등에 따르면 군의회는 ‘특수절도범 탄원서 서명’ 사실이 뒤늦게 신문과 방송 등 언론에 보도돼 비난이 거세게 일자, 최근 군의회에서 전체 의원 간담회를 열었다.
이번 의원간담회에는 윤재공 의장 등 의원 8명 전원이 참석했다. 이날 의원들은 사과문 발표를 놓고 4대4로 팽팽히 맞섰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탄원 구명에는 6명의 의원이 서명했고, 2명은 거부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자리에서 군민들에게 사과문 발표를 놓고 의원간 찬반 견해차가 팽팽히 맞서 마무리를 짓지 못하고 어물쩡 넘어갔다.
특히 일부 군의원은 간담회에서 누가 ‘탄원 서명’ 사실을 외부에 알렸는지 추궁하는 등 감정적으로 대응해 한 때 분위기가 험악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모 의원은 “우리가 뭘 잘못한 것이 있느냐 이런 부분에서는 떳떳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의원 자질론이 제기되고 있다.
또한 일부 의원은 누가 서명사실을 정치적으로 외부에 알렸는지 의심스럽다며 서명하지 않는 특정의원을 암묵적으로 거론하는 등 불쾌감을 드러냈다는 것.
이에 A의원은 “군민들에게 잘못을 인정하고 진정성이 담긴 사과문을 발표하자고 의논하는 자리에서 본질이 벗어난 어처구니없는 일이다”면서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겪”이라고 성토했다.
김모 의원은 “자세한 설명을 듣지 못하고 서명을 부탁하니 별거 아니겠지 생각하고 좋은 일이다 싶어 했는데 결국은 잘못됐다”고 인정했다.
이런 상황에서 절도범 피의자 가족들이 최근 ‘강진군민 여러분께 올리는 말씀’이라는 사과문을 게재해 지역민들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는 지적이다.
피의자 가족들은 남편을 생각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탄원서를 요청한 듯하다.
특히 이 글에는 ‘군의회 의장을 비롯해 의원 여러분의 동참에 눈물이 날 만큼 감사한 마음이었다’고 적시해 마치 서명의 정당성을 강조하는 듯한 묘한 뉘앙스를 풍겨 온갖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사과를 해야 할 공인인 군의원들은 군민들의 여론을 예의주시하면서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어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피의자 가족들의 사과문으로 군의원들이 부적절한 처신을 어물쩡 덮고 넘어가려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
이에 대해 주민 B씨는 “군민들에게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해야 할 의원들은 왜 눈치만 보고 있는지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면서 “가족들의 사과문으로 면피하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의원으로서의 자질도 문제지만 군민을 무시한 처사로 비겁한 행동이다”고 비판했다.
한편 강진군의회는 강진에 사는 윤모씨 등 3명이 지난 4월 진도에서 농사용 등 전선 수천만원어치를 훔친 특수절도혐의로 지난 5월 초 구속돼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인 공범 2명을 구명에 나서 물의 빚었다. 이들은 전선을 고물상에 판 뒤 그 돈은 경마장 등에서 도박으로 탕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