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기고 - 내 삶을 바라보는 또다른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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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기고 - 내 삶을 바라보는 또다른 나
  • 장강뉴스
  • 승인 2018.07.23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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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금(장흥군보건소 건강증진담당)
▲ 김금

아이들은 다투면서 상대방을 알아간다. 하지만 어른들은 다투면서 상대방에 대한 편견을 쌓아간다. 자신만의 독선과 아집이 그만큼 커졌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 또래 아이들끼리 서로 다투기라도 하면 어르신들은 별거 아니야 애들은 싸우면서 크는 거야라고 말씀하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 싸움은 어른이 되기 위한 하나의 과정이라 생각했다. 또한 어른이 되면 더 이상 다툼이란 건 필요없는 줄 알았다.

그런데 막상 어른이 되어보니 그 생각이 잘못된 것임을 깨닫게 된다. 어렸을 적의 다툼보다 훨씬 큰 상처를 주는 충돌이 어른들 사이에것 반복된다는 것을... 어렸을 때는 싸움 뒤에 더 친해진다. 하지만 어른이 되면 단 한번의 다툼으로 마음의 문을 굳게 잠그게 된다. 자신만의 자존심이 그만큼 강해진 탓이다. 물건에 부딪히면 금새 멍이 들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그 흔적은 사라진다. 사람의 마음과 마음이 부딪히면 겉으론 멀쩡한데 시간이 흐를수록 멍자국이 더욱 선명해진다.

그래서 웬만하면 다른 사람과 충동하는 것은 피하는 게 상책이다. 그런데 그게 어디 피한다고 피해지나? 시도 때도 없이 충돌은 너무나 쉽게 일어난다. 가슴에 멍자국만 잔뜩 만들면서 나혼자 고립되는 삶은 결코 행복한 삶이 아니다. 상처를 만들지 않고 싸움을 피할 줄 아는 사람이 진정 용감한 사람이다.

다툼의 출발점은 말이다. 말이 씨가 된다고 하지 않던가! 말은 자신의 생각을 밖으로 드러내 보이기도 하지만 자신의 생각을 그 틀 안에 가두기도 한다.

지금 세상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도 어떤 언어로 표현하느냐에 따라 그 틀과 뜻이 달라진다. 모두가 한마음이 되어 하나가 된다는 것은 아름답지만 쉽지 않은 일이고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체험을 통해 잘 알고 있다.

가족이 되어 함께 살아가면서도 직장이나 학교에서 아름다운 공동체를 이뤄가려고 노력하면서도 그 안에서 자신을 희생하고 상대방을 헤아리는 마음이 항상 부족함을 느낀다. 좋은 나무는 좋은 열매를 맺는다. 좋은 열매를 맺으려면 알맞은 햇볕과 비, 풍부한 거름이 뒷받침이 되어야 한다. 따라서 그 열매를 보면 그 나무가 어떤 나무인지 그리고 어떤 현장에서 자랐는지를 알 수 있다. 그래서 농부는 좋은 열매를 맺게 하려고 구슬땀을 흘리며 나무에 필요한 환경을 만들어 준다. 하물며 우리의 언행은 어떤가?

내가 애야기한 것을 자신이 스스로 지키고 있는지 생각하면 부끄럽고 당혹스러울 때가 많다. 말은 쉽지만 행동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한번 뱉은 말은 다시 주워담을 수 없다.

정의는 사랑없이 올바로 설 수 없다. 사랑도 정의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잘못된 방향으로 흐르게 된다. 그리고 그 정의와 사랑은 말로만 그쳐서는 안되고 구체적인 행동으로 완성되어야 한다. 이제 내가 할 일은 남은 인생을 물건으로 채우는 것이 아니다. 그보다는 몸을 감각으로 생동감 있게 만들고, 마음을 감정으로 풍요롭게 만들고, 정신을 신념으로 성숙하게 만들어야 한다. 이러한 각고의 노력을 통하여 일치를 이루어내면 그야말로 더욱 빛나고 귀중한 가치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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