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대환 시인
마로윗츠 햄릿 공연을 기획할 때
번역물 한 꼭지를 들고
편집실을 찾아온 당신에게서
아장아장 만남의 꼭지 점을 찾았지요
어제는 밤새 해치웠다는 시효지난
서비스 제공 기록 지 한 뭉치를
내게 내밀더니
오늘은
이면지 몇 장을 놓고 돌아 서는 아내
헷갈리기 쉬운
모싯잎 뒷면의 하얀 뜻을 알겠느니
방에서 방으로 오가는 동안 우리는
각기 다른 길을 가다가도 같은 길
아쉬운 이면의 여백을 나에게
맡기고 가네
아직 남은 우리 사랑 이야기가
레이저 상자를 통과하면
이면지는 시詩로 거듭나요
바람 아 바람아
모싯잎 따다 모싯잎 송편 만들어
빈 접시에 가득 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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