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강칼럼 - 거울은 마음속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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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강칼럼 - 거울은 마음속에 있다.
  • 장강뉴스
  • 승인 2017.11.17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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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일중(성균관전인)

▲ 최일중(성균관 전인)
기원전 1세기경 로마의 철학자 섹스타우스는 매일밤 자기 전에 다음과 같은 것을 스스로 물어보았다고 한다. 나는 오늘 어떤 악한 일을 고쳤느냐?  어떤 죄를 피했는가?  이러한 반성은 누구에게나 필요한 반성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만일 인간들에게 반성하는 시간이 없다고 하면 다른 동물과 다름이 없을 것이다. 자기반성이 있기에 개선이 있고 개선이 있기에 향상이 있는 것이다.

거울은 벽에만 걸려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마음속에도 있다. 우리가 매일 아침 집을 나가면서 거울에 비친 자기몫을 살펴 보듯 하루 일과를 마치고 잠자리에 들때면 다음과 같은 것들을 한번씩 살펴보자.

오늘 하루 나는 남의 허물을 보고 조소하지 않았을까? 행여 내가 모르는 가운데서라도 남에게 피해를 입히지 않았는가? 내 양심의 거울에 비추어 보아 과연 한 점 부끄럼 없는 하루였던가? 오늘 하루 분주했다. 분주히 일하고 분주히 떠돌아 다녔다. 그러나 꼭 해야 할 일을 다 한 건 아니다.  분주히 일했으나 아직도 많은 일이 남아 있다.

그렇다면 내가 덜 분주하게 일한 건 아닐까요? 나는 오늘 하루도 너무나 많은 잘못을 저질러 놓은 것 같다. 너무나 많은 잘못을 남에게 은폐하고 변명하기에 급급했던 것 같다. 어쩌면 의식적으로 범한 잘못보다는 무의식적으로 범한 잘못이 더 많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진실로 나는 이 모든 것을을 뉘우친다. 반성 즉 참회하는 마음이야 말로 내 영혼을 맑게 닦아주는 정화수 같은 것임을 잘 알기 때문이다.

나는 이 밤 민주시인이었던 휘트먼의 한탄을 가슴 깊이 새겨본다.

오늘날 사회는 부패하고 조잡하고 의심깊고 썪었다. 성실이라는 게 우리에게는 없는 것 같다. 큰 도시는 온갖 크고 작은 악한들과 도둑들로 가득차 있다.
우리의 생활에는 경솔, 무분별한 정사, 연약한 충실성 작은 목표 또는 전혀 목표가 없는 것 등 오로지 사람만 없애는 것들 뿐이다.

마치 그것은 우리가 커다란 몸뚱이는 받았으나 영혼은 조금밖에, 아니 어쩌면 전혀 없는 것처럼 보일 때가 있다. 물론 현 사회의 전반적인 흐름이 그렇다는 것이지 모두다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아직도 정직하고 묵묵하게 자신의 일을 힘껏 해나가는 사람이 얼마든지 많다. 그러나 우리가 한번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보자 살아오면서 당신은 과연 티끌만한 오점이라도 없었는가? 이 모두가 반성해야 할 일들이다.

 솜씨는 뛰어났지만 인색하기로 유명한 어느 의원이 있었다. 한 어린아이의 병을 고쳐주었으므로 하루는 그 어머니가 찾아와 감사드리며 선물을 주었다. 그 의원은 무엇인가 기대하며 꺼내보았지만 비단으로 만들긴 했으나 보잘 것 없는 주머니였다. 선생님 이것은 제가 손수 만든 것입니다. 하찮은 것이어서 죄송하지만 거두어 주십시오.

그것을 보고 의원은 머리를 크게 가로저으며 대답했다. 나는 사례를 물건으로 받지 않는 사람입니다. 현금을 주시오. 일껏 내밀었던 주머니를 도로 집으면서 무안해진 어머니는 다시 물었다.

그럼 치료비는 얼마나 되지요? 다섯냥입니다. 그 말을 들은 어머니는 잠자코 그 비단 주머니 속에서 열냥짜리 돈을 꺼내어 의원에게 준 다음 거스름 돈을 받아 주머니에 넣고는 가버렸다.

어떻습니까? 인간의 물욕이 스스로의 손해를 자초한 한 편의 우스운 얘기지만 그냥 보아 넘기기엔 좀 씁쓸하지 않은가?

하루의 삶을 되돌아보는 시간 어쩌면 그 순간은 우리에게 있어 가장 고귀하고 귀중한 시간일지도 모르는 일이다. 잃었던 나 자신을 찾으며 엄숙해지는 이 시간 우리는 가장 겸손하게 내 자신을 들여다 보며 반성해 볼 수 있는 좋은 시간이다. 이 밤 하루의 삶을 겸손하게 반성하면서 잠자리에 든다면 분명 당신의 꿈길은 더 없이 아름다울 거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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