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일중 선생과 함께하는 논어이야기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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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일중 선생과 함께하는 논어이야기28
  • 장강뉴스
  • 승인 2017.05.02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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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주를 감추다

鷹立如睡虎行似病(응립여수호행사병) 正是他攫人?人手段處(정시타확인서인수단처)
故君子要聰明不露(고군자요총명불로) 才華不逞(재화불정)

▲응립여수(鷹立如睡): 응은 매, 수는 잠자다. 즉 매를 손등에 앉혔을 때 마치 자고 있는 것처럼 꼼짝 않는다.
▲정시(正是): 바로, 마땅히
▲확인서인(攫人?人): 확은 움키다, 채다. 서는 물다, 씹다.
▲재화불정(才華不逞): 재화는 재주, 불정 마음에 품고 겉으로 나타내지 않음.

매는 조는 듯 서있고 호랑이는 병든 것처럼 걷는다. 이는 바로 사람을 채고 사람을 묻겠다는 수단의 하나이다. 때문에 군자는 총명함을 드러내지 않아야 한다. 재주도 너무 나타내지 말아야 한다.
큰 일을 하려는 사람은 말과 행동을 함부로 노출하지 말아야 한다. 특히 현대의 경쟁사회에서는 더욱 새겨 두어야 할 대목이다.
흥선대원군 이하응. 고종의 아버지인 그가 어린 왕의 뒤에서 국권을 좌지우지했던 인물임은 누구나 잘 알고 있다.
그가 국권을 잡기까지는 숱한 우여곡절을 겪어야 했다. 당시의 조정에는 김좌근을 비롯한 김병기, 김병국, 김병학, 김문근 등 안동 김씨의 일족이 포열하여 막강한 세도를 누리고 있었다. 왕실의 재건을 꿈꾸던 흥선군 이하응은 자신이 똑똑한 채 하는 것은 김씨일문에 의한 희생을 부르는 일임을 자각하고 이후부터 방종과 타락의 세월을 보냈다. 거리의 불한당과 어울려 투전판이나 기웃거렸으며 심지어 초상집의 개라는 모멸스러운 야유도 받아야 했다. 그러나 흥선군 이하응은 이에 개의치 않고 가슴속에 담아둔 야심을 키워나갔다. 흥선군 이하응의 행적을 의심한 사람도 없지 않았으나 점차 왕통을 이을 종친의 범주에서 일탈된 관심밖의 사람으로 여기는 것이 조정의 분위기였다.
안동김씨의 방심의 허를 찌른 흥선군 이하응은 철종이 후사없이 승하하고 안동김씨가 후계자를 정해놓지 못한 틈을 타 당시 대왕대비였던 신정왕후 조씨를 움직여 아들을 왕위에 오르게 하였는데 이가 곧 고종이다.
이후 흥선대원군 이하응은 국권을 쥐고 휘두르는 막강한 실력자가 되었다. 흥선대원군 이하응이 권력을 쥐기까지의 과정에서 보인 행적이 본문이 뜻하는 바와 비슷해 예로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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