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강칼럼-최일중(성균관 전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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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강칼럼-최일중(성균관 전인)
  • 장강뉴스
  • 승인 2017.04.22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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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다운 품성(稟性)

▲ 최일중
인간의 삶에 있어서 도덕이 왜 필요하면 그것이 법이나 예절과 어떤 점에서 같고 또 어떤 점에서 다른지 그리고 도덕적 판단이란 어떻게 이루어지는 것인지를 살펴보았다. 여기에서 이런 지식을 바탕으로 우리 자신의 삶을 도덕적으로 이끌어 나가기 위해서는 구체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를 알아보기로 한다. 그러기위해서는 먼저 역사적으로 도덕적인 삶을 살았던 사람들이 대체로 어떤 품성을 가졌었는지를 알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는 보통 도덕적인 삶을 살아가는 사람을 가리켜 사람다운 품성을 지닌 사람, 즉 인격자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인격자란 구체적으로 어떤 품성을 가진 사람을 말하는 것인가. 대체로 다음과 같은 품성을 가진 사람을 가리켜 우리는 인격자라고 한다.
첫째, 인격자는 자기의 잘못에 대하여 부끄러워할 줄 안다.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발생한 일을 자신의 내적인 기준에 비추어 반성하고 잘못이라고 판단한 경우에는 부끄러운 감정을 가진다. 여기에서 내적인 기준이라고 하는 것은 곧 양심을 말하는 것이다. 자기의 잘못에 대하여 아무런 변명도 하려하지 않으며 부끄러워할 줄 아는 마음을 가진 사람을 인격자라고 할 수 있다. 둘째, 인격자는 다른 사람의 괴로움에 대하여 동정심을 가진다. 동정심이란 남이 불행해지거나 곤경에 빠져 괴로움을 겪을 때 함께 괴로워하는 연민의 감정을 뜻한다. 이런 감정은 사람과 사람간의 관계를 훈훈하고 향기롭게 해준다. 남의 어려움과 괴로움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그것에 동참할 줄 아는 사람을 인격자라고 할 수 있다. 그 어려움은 한 개인의 것 일수도 있고 더 나아가 가정, 사회, 국가 또는 온 인류의 어려움일 수도 있다.
셋째 인격자는 사람의 위대함이나 자연의 위대함에 대하여 경건하고 겸손한 감정을 가진다. 사람다운 사람은 참되고 착하며 아름다운 것에 대하여 공손히 고개 숙일 줄 아는 사람이다. 위대한 진리 앞에서 거룩한 존재 앞에서 또는 지고(至高)의 순수함 앞에서 경건한 마음을 가지는 것은 인격자들만이 가질 수 있는 또 하나의 특징이다.
넷째 인격자는 옳고 그름을 분별할 줄 안다. 옳은 것을 보고도 그것이 왜 옳은지를 모르고 그른 것을 보고도 그것이 왜 그른지를 모르는 사람은 훌륭한 인격을 갖춘 사람이라고 할 수 없다. 사람에게는 자신의 이익과 관련된 상황일수록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가를 따지기에 앞서 우선적으로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려는 경향이 있다. 마지막으로 인격자는 그의 느낌과 생각과 말과 행동이 서로 어긋나지 않고 조화를 이룬다. 그것은 자신의 생각과 말과 행동이 일치하도록 항상 노력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잘못을 부끄러워하는데 그치지 않고 같은 잘못을 반복하지 않으려 애쓰며 남을 마음속으로 동정하는데 그치지 않고 실제로 도움이 되는 행동을 하고자 한다. 또 진선미에 대하여 경건한 감정을 가지는데 그치지 않고 그것에서 벗어나는 행동을 삼간다. 즉 참되고 착하고 아름다운 삶을 좋아하고 존경할 뿐만 아니라 그렇게 살려고 애쓴다. 또 옳고 그름을 가리는데 그치지 않고 옳은 일은 적극적으로 실천하며 옳지 못한 일은 적극적으로 저지한다. 우리는 이와 같은 특성들을 갖춘 사람을 인격이 완성된 사람이라고 하여 이상적인 인간으로 삼았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유교 문화권에서는 이러한 이상적인 인간을 군자(君子) 또는 선비(士)라 불렀고 영국에서는 신사라 불렀으며 인도에서는 브라만이라 불렀다. 군자란 바로 사람다운 삶을 추구하는 사람으로 우리 조상들이 그려온 이상적인 인간상이다 . ‘군자는 옳은 것을 따르지만 소인은 물질적 이득을 따른다.’ ‘군자는 잘못을 자기 안에서 찾지만 소인은 남의 탓으로 돌린다.’ ‘군자는 남의 좋은 점을 찾아내고 나쁜 점을 덮어 주지만 소인은 오히려 그 반대이다. 이와 같은 말들은 군자의 특서에 대하여 지적한 몇 가지에 불과하지만 신분의 차별이 심했던 과거에도 양반 가문에서 태어났다고 해서 모두가 군자는 아니었다. 사람다운 사람은 태어난 가문에 의해서가 아니라 그 살아가는 행동방식에 의해서 결정되는 것임을 보여주는 것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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