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 세월호 인양소식에 팽목항을 다녀와서...
상태바
기자수첩 - 세월호 인양소식에 팽목항을 다녀와서...
  • 조창구 기자
  • 승인 2017.04.03 10: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조창구 기자
온 국민의 가슴을 먹먹하게 했던 세월호가 사고 1073일만에 모습을 드러낸 지난 26일 팽목항을 찾았다. 현장에는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이같은 아픔을 되풀이해서는 안된다는 마음을 가진 많은 주민들을 만날 수 있었다. 한쪽에서는 사랑의 짜장차와 무료커피를 제공하는 봉사자들은 팽목항을 찾는 이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위로했다. 유가족들과 방문객들의 마음이 표현된 명판들과 플랑카드 리본 등을 바라보면서 2014년 4월 16일 당시 너무나도 안타까운 사고에 대한 기억이 새롭게 다가왔다. 선체는 녹슬고 세월호라는 영문이름은 희미해졌지만 생떼같은 젊은 청춘들이 피어보지도 못하고 바다속에 수장됐던 아픈 기억은 더욱 또렷해지고 있다.
과연 우리가 세월호를 인양하려는 이유는 무엇이고 어떻게 해야 수천억원의 예산을 들여가며 세월호를 인양한 의미를 살릴수 있을까 마음속 질문을 해보게 된다.
물론 세월호 인양에 따라 최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은 무엇보다 아직 찾지 못한 미수습자 9명의 시신을 수습하는 일일 것이다. 그다음은 정확한 진상조사와 책임자처벌, 재발방지대책 등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동안 세월호진상조사위원회가 꾸려졌지만 정확한 진상조사가 되지 못한 채 해체됐었다. 진상조사위원회를 재가동하여 진실을 명확히 밝혀내 다시는 이같은 불상사가 되풀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할 일은 인양한 세월호를 전시해 대한민국 정부와 국민 모두 이날의 아픔을 기억하며 편법과 불법, 무책임이 횡행할 경우 이렇게 될 수 있다는 반성과 다짐의 본보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사실 처음부터 세월호가 인양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던 한 사람으로서 세월호 최종 인양목적은 다시는 이같은 불상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교훈을 얻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픔을 잊자며 거액의 국가예산을 들여 인양한 세월호를 고철로 처리한다면 불과 몇천만원이나 몇억원 정도도 건지기 힘들 것이다.
세월호를 전시하는 문제는 우선 피해가족들의 살신성인의 마음가짐과 이해가 있어야 할 것이다. 전시를 하게 된다면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는 장소라면 좋겠다. 하지만 전시공간 확보문제나 전시비용 등의 문제, 사고와의 연관성 등을 고려했을 때 팽목항 인근에 있는 기억의숲의 한쪽에 세월호를 전시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앞으로 더 큰 사고나 국가적 재앙을 맞지 않도록 하기 위해 세월호의 교훈을 되새기기 위해서 말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