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이 경제소멸을 막기 위해 직면한 중요한 과제 중 하나는 소득ㆍ소비의 역외유출을 막는 것이다. 한국은행 목포본부에서 발표한 전남지역의 소득 및 소비 역외유출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전남은 전국에서 두 번째로 역외유출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 역외유출이라는 것이 전남 지역에서 생산한 부가가치의 일부가 전남 지역에 남지 않고 다른 지역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의미하는데, 2022년 현황을 보면 전남 지역의 총생산액 87.7조 원 중 18.9조 원이 역외로 유출되었다.
역외유출에 따른 지역 내 소비와 투자 감소로 지역 생산품들이 소비되지 않아 지자체 재정자립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에 따라, 전남 지역 내에서 소비 환경을 개선하고자 지역화폐를 활용하여 현재 지역 내에 있는 자원을 소비하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
지역화폐는 특정 지역에서 발행ㆍ운영되며, 해당 지역에서만 사용 가능한 화폐를 말한다. 1997년 외환위기 때 처음 도입되었으나 큰 주목을 받지 못하고 사라졌다가, 2006년에 본격적으로 다시 사용하기 시작했다. 종이상품권, QR코드 결제, 카드형(선불·충전형) 형태로 나뉘며, 주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전통시장, 영세상점 등에서 사용할 수 있다.
가맹점들은 지자체에 따라 캐시백이나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어, 지역 자금 유출 최소화와 지자체 홍보 효과로 재정적 이득을 얻을 수 있다. 이는 '선순환 구조'를 확립하여 지역 내 거래, 생산, 소비의 확대에 기여한다.
최근 3년간 전라남도 지역화폐 이용 현황을 살펴보면, 2021년 10,749억원에서 2022년에는 14,059억원으로 올랐다가 2023년에 10,099억원으로 하락세를 보인다.
그렇다면 지역화폐 활성화를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 지역화폐 사용 연령층을 확대해야 한다. 지역화폐 사용자는 특정 연령층(40~50대)에 치중되어 있다. 특정 연령층에 치중된 지역화폐 사용은 경제의 다양성을 제약하고, 지역 내 소비의 한계를 만들어 낸다. 예를 들어, 특정 연령층의 소비 성향이 특정 상품이나 서비스에 집중되다 보면, 지역경제는 그 한정된 범위에서만 성장할 수 밖에 없기에 지역화폐의 사용 연령층을 확대해야 한다. 따라서, 지역화폐를 모든 연령층과 여러 분야에 맞춰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
둘째, 지역화폐를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현금과는 차별화된 혜택을 제공하여 소비를 유도해야 한다. 혜택으로는 할인, 적립금, 경품, 이벤트 참여 등이 포함될 수 있다. 이러한 혜택은 소비자들이 지역화폐를 더욱 적극적으로 사용하도록 유도하며, 지역화폐의 가치 인식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준다. 이는 지역 가맹점들과 협력하여 제공될 수 있고, 단기적인 사용 유도를 넘어 장기적으로 지역화폐 사용의 지속성을 가능시킨다.
셋째, 지역화폐의 가치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지자체, 사업주, 도민 등 이해관계자들 간의 협력과 연계를 통한 관리 체계를 갖추어야 한다. 지자체는 지역화폐의 발행, 유통, 관리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지역화폐의 홍보와 관련된 다양한 캠페인을 기획 및 실행함으로 지역민들의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 그리고 사업주들은 지역화폐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지자체와 협력하여 다양한 이벤트나 프로모션 실시로 소비 유도를 촉진해야 한다. 아울러, 도민은 지역화폐를 적극 사용함으로써 지역 활성화에 핵심적인 역할이 돼야 한다. 따라서, 이해관계자 간 협력과 연계, 원활한 의사소통을 통해 갈등이나 불안 요소를 최소화함으로써 지역화폐 시스템의 안정적인 운영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一擧兩得(일거양득)’. 한 가지의 일로 두 가지의 이익(利益)을 얻는다. 지역화폐를 다양한 연령층의 지역민이 사용하도록 활성화하여 이해관계자들의 상호협력으로 관리체계를 구축한다면 지역민은 혜택을 누리는 즐거움으로 지역화폐를 적극 사용하게 되고, 전남의 지역경제 성장까지 이루는 두 가지를 모두 얻을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