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흠 시인과 떠나는 감성여행33
상태바
이대흠 시인과 떠나는 감성여행33
  • 장강뉴스
  • 승인 2023.10.23 11: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신작시 - 장흥

장흥에서 조금 살다보면 누구든지
장흥 사람들이 장흥을
자응이라 부른다는 것을 알게 된다

하지만 자응을 알게 되었다고 해서
장흥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니다

장흥 사는 사람과 
자응 사람은 다르다

자응 장에 가서
칠거리 본전통이나 지전머리를
바지자락으로 쓸어 본 사람이라야 겨우
물짠 자응 사람이 된다

독실보건 백룡쏘건
예양강에 붙은 어느 또랑에서라도
뫼욕을 해 본 경험이 있다면
자응에 간이 배고
자응으로 척척해진 사람이랄 수 있다

자응에 아조 뿌리를 내리면
장서 나서
장서 자라고
장가 있는 장고나 
장여고를 나온 토백이가 된다

장흥에서 자응으로 가는 데는
십 년이 족히 걸리고
자응에서 또 자앙, 장으로 가는 데는
다시 몇 십 년이 걸린다

거기다가
‘자응가’라는 말이
‘장흥에’라는 뜻으로 쓰인다는 것을 
알기에는 너무 먼 거리인데다
비포장도로라서
어지간한 사람은
돈밧재를 넘기도 전에
힘이 파하고 만다

이대흠 시인
이대흠 시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