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흠 시인과 떠나는 감성여행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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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흠 시인과 떠나는 감성여행31
  • 장강뉴스
  • 승인 2023.10.06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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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시 - 마녀공장에서는 마녀들이 생산되고

마녀공장에서는 마녀들을 생산하지요
화창한 마녀에게 향기를 입히고요
마음에는 미움과 증오와 약간의 사랑이 주입되죠

마녀라고 나쁜 마음으로만 채워진 건 아니랍니다

마녀들은 웃고요 
마녀들은 춤추고요 
예쁘고요 달려가고요 끝까지 노력하지요 
마녀들은 노래도 잘해요 

혼을 쏙 빼가고요
몸도 마음도 쪽 빨아먹어요 
미치게 만들죠 정말은요 
미칠 것 같게 만들죠 
미칠 수는 없어요

마녀공장은 쉬지 않습니다
마녀를 찾는 이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지요
마음에 드는 마녀가 없나요?
눈을 뒤집어도 안 보이면
생각을 물구나무 세워 하루 종일 있어보세요

씻고,
씻고 보, 세, 요

눈을 씻고 봐도 찾을 수 없다면 이유는 단 하나
당신이 마녀잖아요

마녀는 자라고요 마녀는 변합니다 
울퉁불퉁한 마음이 걸려도 낙담하지 마세요 
부드럽게 만지면 금방 순해집니다

가시를 쓰다듬어보세요
놀라운 촉감이 당신을 개발할 겁니다

사랑만으로 이루어진 마녀를 본다면 놀라셔도 됩니다
마녀 공장에서 밤샘 작업을 하다가
만들던 마녀에게 사랑만 넣어놓곤 깜박 존 거죠

마녀에겐 질투심이나 복수심 같은 게 들어가야 하는데
마흔 가지 쉰 가지 감정을 더 넣어야 하는데 그만
못 넣은 겁니다 불량 마녀죠

마녀를 만났습니다
마음에 드냐고요?
마음을 쏙 빼앗겨 잘 모르겠어요

이대흠 시인
이대흠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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