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기고 - 꿀벌에서 배운 삶의 지혜
상태바
독자기고 - 꿀벌에서 배운 삶의 지혜
  • 장강뉴스
  • 승인 2023.07.10 14:3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안형영(강진 성전 향우)
안형영
안형영

벌의 종류에는 꿀을 제공하는 꿀벌, 꿀벌에게 해를 끼는 말벌, 땅벌, 꽃가루를 옮기는 뒤영벌 등이 있다. 이중 꿀벌은 사회성이 강하고 근면하며 인간에게 꿀을 주기 때문에 친근한 관계에서 사양(飼養)되고 있다.

꿀벌은 가족처럼 집단생활을 한다. 꿀벌 가정에는 여왕별 수벌 일벌이 구성원이다. 여왕벌은 알을 낳고 수벌은 처녀 여왕벌과 짝짓기하려고 산다. 집짓기, 어린 꿀벌 키우기, 꿀 만들기 등 꿀벌 가정의 실질적인 운영은 일벌이 주도적인 역할을 한다.

이런 꿀벌 가정에는 반드시 지켜지는 가훈이 있다. 첫째 소통이다. 언뜻 꿀벌 가정은 여왕벌이 다스리는 군주사회처럼 보인다. 그러나 실제로는 고도의 역할 분담에 의한 민주사회를 구성하며 살고 있다.

여왕벌 수벌 일벌의 임무와 역할은 분명하다. 서로의 영역은 절대 침범하지 않는다. 각자의 임무에 평생 충실한다. 일벌은 여왕벌을 공경한다. 그러나 알 낳을 자리, 분봉시기, 이사할 장소 결정 등 꿀벌 가정의 주요 사항은 일벌들의 합의로 결정된다. 여왕벌은 그 결정을 존중한다.

둘째 협동이다. 벌집은 일벌들이 하루에도 수없이 드나들어 오염원이 노출돼 있다. 일벌들은 서로 협력해 오염원이 집안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한다.

이 물질은 날개바람으로 방출하고 애벌레가 죽으면 냄새와 부패를 방지하기 위해서 시체를 밖으로 물어낸다. 또 벌집을 지을 때는 박테리아 등이 번식하지 못하도록 천연 항생물질인 프로폴리스를 활용해 오염원을 원천적으로 방지한다.

셋째 근면이다. 일벌은 약 12만 5천 개(100g)의 밀랍조각을 입으로 반죽해서 약 8천 개의 육각형 방을 만든다. 어린 벌에게 적당한 온도는 34.5도 습도는 60%인데 약 2천800마리의 일벌들은 끊임없는 날갯짓으로 어린 벌의 환경을 유지한다.

그리고 일벌은 반경 4km까지 날아다니며 꿀을 채집한다. 하루에 50회, 1회에 약 50mg을 운반한다. 1kg의 꿀을 수집하려면 지구를 한바뀌 도는 거리를 비행해야 한다. 겨울나기 한 벌들이 다시 활동을 시작했다.

그러나 우리 사회의 봄은 먼 거리에 있는 것 같다. 요즘 우리 사회의 이슈는 대립과 갈등이다. 존중과 배려는 찾아보기 힘들다. 좀처럼 소통하려 하지 않는다. 대안 없는 비판으로 상대방의 의견을 무시한다. 나와 다름은 인정하지 않으려고 한다.

우리가 사는 사회의 아픔이 나의 아픔이다. 결코, 따로가 아니다. 코라나 19등으로 우리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다 어렵다. 우리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시대의 동반자임을 인식했으면 한다. 생각이 다른 사람의 의견도 신뢰하며 경청했으면 한다.

상대방의 의견이 옳으면 내가 가진 권리나 기득권도 내려놓을 줄 알았으면 한다. 무조건 비판보다는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대안 제시가 우선 됐으면 한다.

이처럼 우리 사회가 아프고 시끄럽다 보니 미물이지만 소통하고 협력하며 살아가는 꿀벌들의 삶이 부러워 해보는 넋두리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