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강칼럼 - 2023년 새 디딤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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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강칼럼 - 2023년 새 디딤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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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02.06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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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일중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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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디딤돌 디디고 다닐 수 있게 드문드문 좋은 평평한 돌, 보석(步石)을 뜻한다. 2022년은 살얼음 밟듯 위험한 여리박빙(如履薄氷)의 해였다. 그리고 사자성어는 묘서동처(猫鼠同處)로 선정되어 고양이와 쥐가 함께 있다는 뜻으로 곧 도둑을 잡아야 할 사람이 도둑과 한패가 됨을 표현한 뜻이다.

금년 전국 대학교수 93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2023년 사자성어는 과이불개(過而不改)가 선정됐다. 논어 위령공편에 나오는 과이불개는 잘못하고도 고치지 않는다는 뜻이다.

조선왕조실록 연산군 일기에도 나온다. 연산군이 소인을 쓰는 것에 대해 신료들이 반대했지만 고치지 않고 있음을 비판하는 대목이 신록에 적혀 있다. 잘못을 하고도 고치지 않는다면 그 사회는 한 발짝도 앞으로 나갈 수 없다. 사회 전반에 갈등시대에 국가 지도자와 정치인에게 권하고 싶은 한마디는 마주 보며 달리는 기차는 세워야 한다는 의미의 문헌을 전하고 싶다. 마주 보고 오고 있는 두 기차를 세우지 아니하면 곧 부딪혀 언젠가는 전복할 것임에 분명하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한국 정치에서는 우리 당이 잘하도록 애쓰는 게 실종되고 말았다. 우리 당은 무조건 옹호하고 반대편은 무조건 내로남불로 공격하는 정치가 돼버렸다. 2023년에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협력하지 못할까. 고대 중국 춘추시대에 쓰라린 두 나라 간 다툼의 상처를 잊지 말자고 전해진 교훈이 있다. 오나라와 월나라는 서로 국경을 맞대고 있었다. 오나라의 합려왕과 월나라의 윤상왕은 서로 앙숙이었다. 그 후 왕의 2세 등도 아버지의 유언에 따라 대를 이어 상대국가와 끝없는 전쟁으로 국민들의 인명피해와 물적 손실을 가져왔다.

오나라 합려왕은 아들 부차에게 죽기 전에 월나라 윤상의 아들 구천을 죽여서 아비 원수를 갚아달라고 유언을 남겼다. 부차는 원수를 갚기 위해 매일 장작더미에서 잠을 자면서 아버지가 말한 것을 반복해서 “내 손으로 너를 죽이겠다”고 외쳤다. 결국, 전쟁에서 승리는 했지만, 곧장 패배한 월나라 구천은 복수의 칼을 계속 갈았다. 그리고 귀할 할 때마다 집안에 쓸개를 걸어 놓고 매일 핧았다. 그 자신에게 채찍질을 가하기 위해서이다.

결국, 철저히 준비한 월나라 구천이 중국을 통일하게 되었다. 두 나라가 목적을 이루기 위하여 괴롭고 어려운 시간을 견딘다는 뜻으로 와신상담(臥薪嘗膽)이라는 사자성어가 전국시대 전재 후에 생겼다. 이를 직역하면 땔감 위에 누워서 잠을 자고 짐승의 쓸개를 핥는다는 뜻이다.

역사 속에서 등장하는 나라들이 전쟁을 통하여 쓰라린 상처를 가져온 다툼과 전쟁 후의 후유증의 교훈을 잊지 말아야 한다. 우리 삶에서도 누구든지 의미 없는 시련과 고통을 스스로 만들지 말아야 한다.

지금 ‘우리 경제는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의 복합경제위기까지 겹쳐 어느 때보다 어렵고 힘든 한 해를 보냈다’는 등등 우리에게 고통스러운 사건이었다. 특히 앞으로도 한국의 국방외교문제는 식견과 안목이 매우 중요하고 크므로 거시적으로 본 최상의 방책 기본틀을 가지고 상황에 따라 지혜롭게 대처함이 옳다. 2023년에는 지난해에 극복하여 살아왔던 국내외 환난들을 초석으로 삼아 새해 출발 디딤돌로 삼으려는 태도가 꼭 필요하다.

이제 지난 한 해를 돌아보며 우리 자신의 허물과 잘못을 분석하고 2023년은 국민 모두가 굳이 장작더미에 누워 잘 필요도 없고 굳이 쓴 쓸개를 맛볼 이유도 없어야 한다. 지도자는 쓴소리 듣는 것을 싫어해서는 안된다. 오히려 그런 대화 장을 열고 귀를 기울여야 한다. 올바른 뜻을 세우기 위해서 현명한 인재를 양성하고 등용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새해도 현실은 여전히 춥고 어두워 보인다. 비상식과 공황이 쓰나미처럼 몰아치더라도 상호불신을 극복하고 화합으로 나아가길 바란다. 삶의 희망과 기쁨의 메시지가 한 해 동안 등불처럼 국민의 가슴에 꺼지지 않기를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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