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현 시인
긴 밤이 적적하여
나 홀로 옛 시가나 읊는데
풀벌레 울다 문득 멈추고
창밖에 낙수 물소리 들려오니
밤비 내리는 줄 알겠네.
세차지 않고 사랑의 밀어같이
다정다감 조용히 내리는
가을날의 밤비
마침 가을 가뭄 여위어주는
하늘 감로수가
가슴 깊은 곳까지 은혜롭다.
나는 순간 뛰쳐나가
우산 없이 갓 피운 국화와 함께
가을비를 촉촉이 맞고 서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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