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기고 - 코로나19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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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기고 - 코로나19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
  • 장강뉴스
  • 승인 2020.09.28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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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현 시인

세계보건기구가 지난 12일 하루 동안 확진자수가 13만370명으로 집계되어 역대 최다를 기록했음을 알려준다.

김남현 시인
김남현 시인

21세기의 최대 끔찍한 비극이다.

더 큰 문제는 이 전대미문의 역병 바이러스가 조금도 수그러들 기미를 안 보인다는 것이다.

거슬러 생각하면 바이러스 사태는 광우병에서 시작되었다고 보아야 할 것 같다.

광우병은 1985년에 처음 발견되었고 사람에게 전염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소에게 지속적으로 소를 먹인 인간이 벌을 받는 것으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두 번째 등장한 것은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즉 사스(SARS)였다.

이후 조류인플루엔자, 신종플루, 구제역, 메르스 등이 지구촌을 들썩이게 했지만 코로나19 바이러스만큼 지독하지는 않았다.

지금까지는 여러 종의 바이러스가 국지전을 전개했지만 올해 들어 마침내 인류 전체를 상대로 전면전을 선포했다.

지난 수만 년 동안 자연은 동물과 식물, 어류와 조류, 박테리아와의 바이러스가 공존하는 공간이었다. 그런데 인간이 나타나서 자연의 질서를 파괴하기 시작했다.

동물을 남획하고 초목을 남벌하였다. 열대우림지역은 지구촌에 알토랑 공기를 제공했는데 무분별한 개발과 산성비로 파괴되기 시작했다.

자동차 배기가스와 공장의 매연이 초래한 지구온난화는 남극과 북극 대륙을 녹이기 시작했다.

지난 100년 동안 가전제품, 자동차, 통신장비의 생산과 소비는 지구가 납과 카드뮴으로 뒤덮게 하였고 비닐과 플라스틱과 스티로폼은 육지를, 기름 유출은 바다를 오염시켰다.

그래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나타난 것이 아닐까. 코로나19 바이러스로 말미암은 사망자 수가 현재 60만에 육박하고 있어서 올해 안에 100만이 넘는 사망자를 기록할 것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창궐하면서 우리네 삶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바이러스가 경고한다.

떼로 모여서 광분하며 즐기지 말라고. 흥청망청 소비하며 살지 말라고. 타인을 배려하면서 살아가라고. 가족의 가치를 깨달으라고.... 그리고 세상의 뭇 동식물들의 목숨도 중요하게 생각하라고. 각자 위생 관념을 잘 지키라고.

우리 문학인은 큰 즐거움을 잃고 말았다. 각종 문학회 모임. 문학기행. 수상식과 뒤풀이 등이 많이 축소되거나 사라졌다. 안 그래도 창작의 공간이 자기 집 컴퓨터 앞과 카페나 주점의 구석자리였는데 이제는 모두 두문불출하면서 고립을 자처하게 되었다.

코로나가 바꿔버린 세상의 비극성이 난망하고 두렵다.

한국문인협회 추천 시집으로 청어출판사(발행인 이영철)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주제로 한 시 모음집 코로나? 코리아!를 출간 하였다. 시인 163명의 시를 실었다.

그 중 한 편을 올린다. 「꽃을 보면 눈물이 난다/ 격리병실 창 너머로 찍었다고 대구에서 그대가 손전화로 보내준 꽃/ 언제였던가. /그대와 나란히 저 활짝 핀 벚나무 아래 걷던 날이/ 그저 웃고 얘기하며 우리들 / 함께 모여 마주 앉아 밥 먹던 꽃피는 시간 아래/ 함께 피어서 더 아름다운 수만 송이 수선화/ 소복소복 모여 피어나는 제비꽃 동무들/ 너희들은 코로나를 모르니 마스크도 필요 없겠구나./ 죄없이 웃고 있구나」 (이혜선 2020년 천지에 봄은 오는데)

총성 없는 코로나의 전쟁이 전 세계 전쟁으로 비하 될 줄 그 어느 국가가 그 어느 의학자가 생각을 하였겠는가.

인간의 힘으로 당장 수습이 어렵거니 하루 빨리 자연으로 치유되길 간절히 바라고 바랄 뿐이네.

고(故) 법정스님께서 일찍이 인간들이 자연을 파괴하는 대가에 대해 준엄한 경고의 법문을 설파한 바는 미래를 예견하는 선견지명에 깊은 감명을 받는다. 〈월간문학 2020년 9월호에서 발췌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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