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강칼럼 - 복달임과 사회적 동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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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강칼럼 - 복달임과 사회적 동물
  • 장강뉴스
  • 승인 2020.07.13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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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일중(논설위원)

경자년 반이 지났다.

7월 7일은 소서, 7월 16일은 초복, 7월 22일은 중복이다. 초복이란 하지 후 셋째 경일(慶日), 60간지 중 경(慶)자가 들어가는 날이 초복(初伏), 넷째 경일이 중복(中伏), 입추 후 첫 경일이 말복(末伏)이다.

최일중
최일중

초복에서 말복까지 30일간이 1년 중 가장 덥기 때문에 이를 삼복더위 혹은 복더위라 한다.

장마비가 그치면 30도를 웃도는 가마솥더위가 닥칠 텐데, 복더위를 어떻게 견뎌야 할 지 벌써부터 걱정이다.

옛날 궁중에서는 복날이 오면 더위를 이겨내라는 뜻에서 높은 벼슬아치들에게 빙표(氷票)를 나눠주었다. 장빙고에 가서 얼음을 타가게 한 것이다.

민간에게는 술과 음식을 마련해 계곡으로 들어가 탁족(濯足)을 하면서 하루를 즐겼다고 한다.

아이들과 부녀자들은 여름 과일을 먹으면서 더위를 피했다.

해안 지방에서는 바닷가 백사장에서 모래찜질을 하면서 더위를 이겨냈다. 예나 지금이나 복날이 되면 복달임을 하는 것이 우리나라 풍습이다.

더위로 인해 허약해진 기력을 보양식으로 충전하기 위한 것이다.

예로부터 우리나라에서 가장 인기 있는 복달임은 개장국이었다. 그중에서도 집에서 기른 황구를 잡아 끓인 보신탕이 제일이다.

개장국을 대신해 삼계탕을 즐기기도 했다. 햇병아리를 잡아 인삼과 대추, 찹쌀 등을 넣고 푹 곤 삼계탕은 원기를 회복하는데 그만이라고 한다.

서해안 지방에서는 복날이면 보양식으로 민어탕을 즐겨 먹었다. 윗다리 점잖은 반가에서도 보신탕 대신 민어탕을 먹었다고 한다.

그래서 예부터 복달임 음식으로는 민어탕이 일품, 도미탕이 이품, 보신탕은 삼품이라는 말이 전해올 정도다.

민어는 산란을 위해 양분을 잔뜩 쌓아두기 때문에 여름철에 달고 기름지다. 민어는 신안 암자도 부근에서 많이 잡히고 이곳에서 잡은 것을 으뜸으로 친다.

올여름 복달임은 코로나 19로 보신탕이나 아무 때나 먹을 수 있는 삼계탕 대신 우리 고장에서 나는 민어탕으로 하는 것이 어떨까. 흠이지만 여름을 나기 위해 그 정도 투자는 해도 괜찮을 듯 싶다.

또한 개장국, 삼계탕은 복날 먹어 복날 더위를 이겨내고 원기도 보충함이 좋은 듯하다.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라고 설파했다. 인간은 독립적 존재로서가 아니라 타인과 끊임없이 관계를 맺으며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는 불안전한 인격체로서의 인간이 가정을 꾸리고 단체를 결성하며 학교 단체 등 다양한 사회집단과의 관계속에서 살아간다는 걸 의미한다.

인간은 이렇게 수 천 년 동안 관계속에서 문명을 형성하고 문화를 꽃피우며 흥망성쇠를 거듭해왔다.

다양한 관계속에서 진화해 온 인간의 관계 설정에 크나큰 장애물이 나타난다.

바로 바이러스다. 중세유럽의 페스트(흑사병)와 20세기 초 스페인 독감이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2003년 사스와 2008년 신종플루에 이어 지난 해부터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엄습해 인간이 사투를 벌이고 있다.

2월부터 기세를 떨치며 본격화한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으로 전 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다.

국내에서는 초기에 신천지 발 확진자 속출로 어려움을 겪었다.

수도권에서의 지역감염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비교적 코로나19 청정지역으로 여겨졌던 광주 전남에서 지난달 말 확진자가 급증 방역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일주일새 100여 명이 넘는 확진자가 추가되고 초등생과 미취학 아동까지 감염되는 등 지역사회 감염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시민들은 마스크 착용과 손 씻기 등 개인위생 수칙 준수로 예방에 안간힘을 쓰고 있으나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광주시와 전남도는 지난 1일과 5일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로 잇따라 격상시키며 방역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종교시설과 다단계 방문판매가 코로나19 확산을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옴에 따라 광주광역시 관내 유치원과 초중고 학교가 감염 예방을 위해 전면 원격수업으로 전환했다.

코로나바이러스가 사회적 동물인 인간에게 일정한 거리 두기를 강요하고 있다. 아이러니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현재로서는 사회적 거리 두기가 지금까지 알려진 코로나 19 확산을 막는 최선의 예방법이다.

시민 모두가 적극 참여해야 하는 이유다. 종식은 아니더라도 적어도 예방하거나 막을 수 있다.

코로나19 극복에 모든 시민의 성숙한 시민의식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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