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강칼럼 - 만나 사귀고 싶은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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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강칼럼 - 만나 사귀고 싶은 사람
  • 장강뉴스
  • 승인 2020.02.17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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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일중(성균관 전의)

사람을 잘 사귀어 두면 분명 인생에 도움이 된다. 그런데 아무나 만나서는 안되고 쓸만한 사람을 만나고 사귀어야 한다.

최일중
최일중

문제는 쓸만한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를 판단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돈과 권력이 있는 사람에게 접근해야 할 것인가, 아니면 인격자를 가까이해야 할 것인가, 예로부터 사람을 가려서 사귀어야 한다는 말이 있었지만 뚜렷하게 어떤 사람을 사귀라는 것인지는 지칭하지 않았다.

공자는 이렇게 말하였다. “말할 사람과 말을 하지 않은 것은 사람을 잃어버리는 것이요. 말하지 않을 사람과 말을 하는 것은 말을 잃어버리는 것이다. 군자는 사람도 말도 잃지 않는다.”(可與言而不與之言失人 不可與言而與之言失言也 知者不失人亦不)

공자님 말씀에서 알 수 있는 것은 ‘필요 없는 사람과 긴밀하지 말라’ 인데 필요 없는 사람이란 돈 없는 사람을 일컫는 것은 분명 아닐 것이다.

말해야 할 사람과 말하라는 것은 쓸모 있는 사람과 말하라는 것이지만 쓸모 있는 사람이 있는 사람은 확실히 아니다. 그렇다면 도대체 누구와 말을 하라는 즉, 사귀라는 것인가. 일견 어려운 문제 같다.

우선 말을 하지 않아야 할 사람은 누굴까. 비록 힘과 권력이 있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인간 됨됨이에 문제가 있고 싸가지가 없다면 상종하지 말라는 것이다.

왜냐면 그런 사람이 남을 도울 리 없고 도와준다 하더라도 그의 도움을 받을 사람은 값비싼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다.

또한 그런 사람 가까이에 있으면 나까지 덩달아 나쁜 사람이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세상에는 비인격자이면서도 소위 성공한 사람이 너무나 많다. 나쁜 사람이라도 성공한 사람을 유심히 살펴보면 그럴만한 장점이 분명히 있다.

예를 들어 그가 복이 많은 사람이라면 우리는 그 점을 존중해야 한다. 복 있는 사람을 존중하면 우리도 복을 받게 되어있다.

왜냐하면 그는 우리가 모르는 어떤 면에서 겸허한 사람으로서 그만큼 복받을 자격이 있기 때문이다. 삼국지에 이런 말이 있다. ‘용감한 장수는 지혜로운 장수만 못하고 지혜로운 장수는 인격 있는 장수만 못하며 인격 있는 장수는 복 있는 장수만 못하다.’(勇將不如智將 智將不如德將 德將不如福將) 이 말은 복 있는 사람이 제일 좋음을 설명하고 있다.

복 있는 사람은 귀한 사람이라고 해석해도 된다. 반대로 복이 없는 사람은 천박한 사람이다. 귀한 사람이란 지위가 높은 사람이나 부유한 사람도 해당 되겠지만 인격이 고매한 사람, 복이 많은 사람, 장점이 많은 사람도 해당되는 것이다.

그러나 천박하고 재수 없는 사람이란 가난하고 힘 없는 사람이 아니다. 곧 망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행실이 나쁜 사람, 사기꾼, 도적놈, 교양 없는 인간 등이다.

그러나 일단 사람을 만나면 그가 누구든 긍정적으로 바라봐야 한다. 그리고 나서 그중에서 쓸모없는 사람에게는 가급적 말을 적게 해서 사귀게 될 수도 있는 상황을 미연에 방지해야 할 것이고 쓸모있는 분을 만나면 말을 잘 건네어서 사귀게 될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

하지만 지나치게 사람을 차별하면 나 자신이 얌체 같은 사람이 되므로 귀인으로부터 버림받게 된다. 인간관계는 인생의 외교다.

그러니 시간과 에너지를 많이 투자해야 한다. 비록 엄마나 아내가 일찍 들어오라고 잔소리를 해도 귀인을 만날 기회가 생기면 그것을 놓쳐서는 안된다.

말해야 할 사람과 말 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버리는 것이 된다.

누구를 사귈 것인가는 대충 밝혀졌다. 사람은 당연히 현실에 충실해야 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은 끊임없이 귀한 사람을 찾아나서는 것이다.

물론 그전에 이미 알고 있는 사람에게도 내 모습을 귀하게 보여 주어야 한다. 즉 가는 곳마다 귀인을 만나고 나 자신을 항상 귀하게 보이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실제로 나 자신이 귀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인간관계란 멀리 보고 경건한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야 한다. 혼자 있을 때는 반성하고 나 자신의 인격을 높이기위해 부지런히 노력해야 한다.

사람을 잘 사귀는 것은 그 사람으로부터 당장 이득을 보이기 위함이 아니다. 오히려 누구를 만나든 그를 존경하고 받들고 베풀어야 한다. 물론 그전에 그럴만한 사람을 발견하는 능력을 먼저 갖추어야 할 것이다.

이른바 사람 보는 눈이다. 그리고 귀한 사람을 봤다면 반드시 그에 걸맞은 외교력을 발휘해야 한다. 인간은 사회적인 동물이기 때문에 혼자 살 수 없기에 만나 살아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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