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 우즈베키스탄 코피아센터 농업전문가가 보내온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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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 우즈베키스탄 코피아센터 농업전문가가 보내온 글
  • 장강뉴스
  • 승인 2018.12.24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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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해신(전 장흥군농업기술센터 소장)
▲ 제해신(전 장흥군농업기술센터 소장)

우즈베키스탄 대한민국대사관에서 운영하고 있는 타슈켄트 한국교육원 로비에는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은 거리는 멀지만 아주 가까운 형제의 나라이다” 라는 문구가 적힌 대형 사진을 볼 수 있다.

이처럼 서로의 나라가 계속적으로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밑바탕에는 당연히 이 나라에 정착한 고려인들의 그동안 숨은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 하다고 본다.

나는 금년 10월 1일부터 3개월 간 한국의 농촌진흥청에서 운영하고 있는 코피아(KOPIA)센터에 농업전문가로 파견되어 일하고 있다.

우즈벡 소(牛)의 체중을 늘리고, 육질(肉質) 우수한 고급육으로 만드는 방법 가운데 한국에서 널리 이용되고 있는 완전혼합사료(Total Mixedr Ration)를 급여하는 기술을 알리고, 소를 건강하게 키우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풀 사료를 영양가가 높고 수량 등이 많은 품종을 보급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현재 타슈켄트 등 6개주에 60농가를 지정하여 560두의 소를 입식하여, 위나라에서 나오는 야초(野草)와 옥수숫대, 알팔파 등 풀 사료를 짧게 자른 후 흔히 구할수 있는 수박껍질을 비롯한 배추 등 농산부산물을 섞은 후 코피아센터에서 지원한 쌀겨와 통밀, 옥수수 가루 등의 농후사료(濃厚飼料)를  사료 통에 함께 섞어 2~3일 정도 발효 시킨 후 사료로 이용하는 기술이 투입되고 있다.

소를 주로 방목(放牧)하고 있는 우즈벡 축산농가에게는 다소 생소한 방법이겠지만 우리나라에서는 크게 성공한 기술이기에 자신감을 가지고 농가와 접하고 있다.

시범농가 가운데에는 우리 고려인이 14농가나 차지하고 있어 여러 가지로 의미가 크다. 나의 마음 한구석에는 우리 민족으로서 같은 피가 흐르고 있는 고려인 축산 농가들에게 애착감이 가고, 꼭 성공하여 잘 살기를 바라는 마음이 크다.

호르름주 앙카마르크 지역에서 살고 있는 고려인 ‘하 니콜라이(70세)씨는 현재 31두 규모로 소를 사육하고 있는 농가이다. 이분은 3두의 시범소를 함께 사육하고 있으면서, 어린 나이인 육성기(育成期) 때에는 방목을 하여 건강한 소를 만든 후 육성기와 비육기(肥育期)로 구분하는 코피아센터의 완전혼합사료 사양프로그램을 적극 실천하고 있다.

또한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갈대와 산야초를 네모난 형태인 사각 베일러로 묶어 겨울철 소 사료로 이용하기 위해 보관하고 있다.

그동안 2개월여 우즈벡 농촌 지역을 다니면서 무수히 널려 있는 ‘알팔파’를 손쇱게 볼 수 있었다.

육질이 우수한 소를 만들기 위해서는 비타민 A가 첨가된 사료를 반드시 먹여야 되는데 알팔파는 목초(木草)의 여왕이라고 불리고 있을 정도로 비타민 A등 필수 성분이 많이 포함되어 있는 풀이다.

우리 고려인들은 알팔파를 많이 심고, 가꾸는데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을 제안했다.

그러나 아쉬운 점도 있다. 옥수수는 알갱이를 비롯한 줄기와 잎은 영양가가 풍부하고 소가 잘 먹는 귀중한 사료 자원이다. 사람이 이용하기 위하여 옥수수 알맹이만을 수확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면, ‘옥수수 줄기와 잎’만이라도 이용하는 방법을 실천하여야 한다. 옥수수를 수확하고 남는 옥수숫대(줄기와 잎)는 그대로 방치하지 않고 잎이 푸른 상태에서 베어 잘 건조 시킨 후 풀이 없는 겨울철 등에 이용한다면 최상의 풀 사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여름철 사료작물로 옥수수와 수수류를 재배하고 있다. 또한 논에는 벼를 수확 한 후 2모작으로 이탈리안라이그라스 또는 보리를 재배하여 다음해 5월에는 포장을 하여 엔실레지를 만들고 있다. 우즈벡에서도 이러한 재배방식 도입이 가능하다. 다행히도 코피아센터에서는 이 나라 옥수수시험장과 다년간(多年間) 연구 끝에 ‘트리드케일’ 재배 방법 및 종자 채종(採種) 기술을 개발하여 축산 시범농가를 중심으로 확대 시켜 나가고 있다.

며칠 전 고려인문화협회 광장에서 개최된 2018 한국 김치 문화행사는 무척 의의가 크다. 우리가 사랑하는 고려인은 물론이고, 우리나라 말을 배우고 싶어 한국어과에 진학한 이 나라 고등학생과 대학생들이 참여한 이날 행사를 통하여 고려인들에게는 조국(祖國)의 향수를 느끼게 하였고 이 나라 젊은이들에게는 김치담그기를 통하여 한 발짝 대한민국으로 다가 갈 수 있는 기회다고 생각한다.

우즈벡 고려인 여러분!

한국은 여러분의 조국이고, 여러분의 뿌리입니다. 우즈벡에서 피땀 흘려 일구어낸 여러분의 수고는 결코 헛되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 다함꼐 손잡고 앞날을 개척해 나갑시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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