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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강칼럼 - 꽃초롱 하나로 불 밝히는 사랑최일중(성균관 전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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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0.30  15: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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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일중

내가 어렸을 때 할머니가 돌아가셨다. 할머니는 시골의 어느 공원묘지에 묻었다. 이듬해 나는 방학을 이용해서 그 근처의 친척집엘 갔다. 우리가 탄차가 할머니가 잠들어 계시는 묘지 입구를 지나갈 때였다. 할아버지와 나는 뒷좌석에 함께 앉아 있었는데 할아버지는 우리가 아무도 안보는 줄 아셨던지 창문에 얼굴을 대시고 우리들 눈에 띄지 않게 가만히 손을 흔드셨다. 그 때 나는 사랑이 어떤 것인지를 처음 깨달았다.

우리는 분주한 삶을 살아가는 동안에 사랑하는 법을 잊어버린 것은 아닐까요. 어쩌면 우리는 사랑이 우리가 나아갈 방향을 알려준다면 사실을 가끔씩 되새겨야 할 필요가 있을지도 모른다. 우리가 우리자신과 다른 사람들을 사랑할 때 우리는 성급하게 행동하지 않으며 혼란된 감정을 느끼지 않는다. 사랑은 매 순간마다 우리에게 삶의 올바른 형태와 활기를 가져다주기 때문이다.

빵을 사고 싶을 때 동전을, 가구를 사고 싶을 때 은전을, 토지를 사고 싶을 때는 금전을 지불하고 사랑을 사고 싶을 때는 당신 자신을 지불하라는 명언이 생각난다. 이 말은 사랑을 할 때는 자기 자신의 모든 것을 희생이라는 뜻인 것 같다. 우리가 무엇보다 귀중히 여기는 생명까지도 기꺼이 바칠 수 있는 사랑, 말은 쉽게 할 수 있지만 진정으로 실천하기 어려운 것 중의 하나가 바로 사랑이 아닌가 싶다.

어찌 보면 삶이란 것은 모든 것이 바칠 수 있는 사랑의 대상을 찾아 험한 가시밭길을 해쳐가는 것이 아닐까요. 남에게 참사람을 행하기는 결코 쉽지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또한 결코 어려운 일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선 자기 자신을 먼저 사랑하는 것 거기서부터 모든 사랑은 출발한다고 전 믿고 있다.

브라질 작가 바스꼰셀로스의 나의 라임 오랜지 나무에는 제제라는 주인공 소년이 나온다. 그 소년은 너무 못 먹고 자라서 키도 작았다. 학교에 들어갔지만 도시락 한번 싸가는 일도 없었다. 그래서 담임선생님은 이 불쌍한 소년에게 가끔 동전을 주었다. 빵이라도 사 먹어서 허기를 면하리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돈을 준다고 해서 소년은 돈을 다 받는 게 아니었다. 애써 그것을 피하려 했으나 어쩔 수 없는 경우에만 그 돈을 받곤 했던 것이다.

그 이유를 선생님은 곧 알게 된다. 자기 만에는 그렇게 밥 못 먹는 가난한 아이가 또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선생님은 제제라는 소년이 돈을 줄때마다 빵을 사서 그 가난한 아이와 함께 나눠 먹고 있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 아이는 제제보다 더 작고 더 가난하고 아무도 놀아주지 않는 아주 새까만 흑은 아이였다. 그러나 제제는 자기가 배가 고픈데도 불구하고 자기보다 더 가난한 그 아이에게 빵을 나눠 주었다. 그리고 함께 놀아 주었다.

베푼다는 것이 꼭 많이 가진 자만이 행하는 것일까요? 제제라는 소년을 보면 꼭 그렇지도 않은 모양이다. 오히려 없는 사람이 그리고 적은 것이라도 베푸는 행위는 있는 사람의 그것보다 더욱더 고귀한 사랑의 행위이다.

누군가가 우리를 진정으로 사랑해 줄 때 우리는 언제나 그들의 사랑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비록 표현된 사랑의 말일지라도 그 사랑의 말이 차가운 마음으로부터 우러나오는 것이라면 우리는 그 말에 진정으로 귀를 기우리지 않는다. 우리는 그런 사람의 말을 듣기는 하지만 우리의 마음은 사랑을 느끼지 못한다. 그리고 결국은 두 사람 사이에 가로놓여 있는 간격이 점점 더 넓어져 둘이는 여전히 외로운 사람들로 남게 된다. 어쩌면 우리에겐 다른 사람들에 대해 진정으로 사랑을 느낀다는 것이 전혀 생소한 일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또 어쩌면 우리들은 사랑의 감정에 더욱 익숙해지기 위해 사랑을 생각하고 사랑을 표현하는 법을 배워야 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진정한 사랑은 우리의 마음속 깊은 곳에서 우리가 사랑을 알게 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참된 사랑이란 이기적이지 않는다. 참된 사랑이란 주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 모두를 자유롭게 만들어 주는 것이니까. 우리가 사랑받고 있다는  것을 알 때 우리의 가슴은 식지 않고 우리 앞에 가로놓인 어려움들도 그 다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참된 사랑이란 서로를 속박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가슴을 결속시키는 일이다. 성장할 수 있도록 변화 할 수 있도록 그리고 서로를 위해서라면 헤어질 수 있는 용기 까지도 가질 수 있도록 격려해 주는 것이다.

사랑은 나누기에 지금보다 더 좋은 시간이 없을 듯싶다. 혹 사랑하는 사람이 멀리 있다면 한 통의 편지라도 쓰는 당신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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