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의료원 간호사들 사이 ‘태움’ 진실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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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의료원 간호사들 사이 ‘태움’ 진실공방
  • 조창구 기자
  • 승인 2018.06.11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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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갑질 간호사 처벌” 해당 과장 “청원글 90% 거짓”
녹취록 中 “그만두게 만든 사람 한 트럭…원장도 안 돼”

 

 

강진의료원에서 간호사들 사이 ‘태움’(영혼이 재로 변할 때까지 활활 태운다는 뜻으로 후배를 괴롭히며 가르치는 간호계 은어)과 ‘갑질’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의료원 내에서 태움 논란이 장기간 제기됐지만 원장이 태움 가해자를 비호하면서 수수방관하고 있다는 비난이 제기됐다.

강진의료원 노조는 지난 5일 강진의료원 앞에서 ‘강진의료원 태움·갑질 사태 수수방관 병원장 규탄 및 가해자 처벌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노조는 간호과장이 십수년 동안 진행  퇴진과 태움 근절 대책을 요구했다. 또 “아직껏 미온적인 모습을 보인 병원장은 태움 가해자 비호를 중단하고 적극 나서서 사태를 수습해야 한다”고 밝혔다.

사건의 발단은 의료원 한 직원은 지난 4월 2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서 간호사들에게 고압적 언사와 강제 휴가, 부당한 인사발령 등 태움을 강요했다며 A간호과장을 비난했다.

강진의료원은 자체적으로 인사위원회와 노사협의회 등을 열어 진상 규명에 나섰지만 서로 맞서는 주장을 펴 아직 결론을 맺지 못하고 있다.

노조는 "지난 4월 23일 태움으로 인한 조합원들의 고충처리 요청이 있고부터 노조와 병원측은 4차에 거친 고충처리위원회를 진행했으나 가해자는 반성보다는 피해자 개개인의 문제를 지적하는 것으로 일관하면서 고충처리위원회를 파행으로 이끌어 갔고 결과 없이 종료됐다" 며 "태움문제 해결에 나서야 할 병원장은 태움문제를 개개인의 갈등문제로 치부하면서 어떤 해결 의지도 보이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가해자를 비호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오히려 태움의 가해자가 병원장의 비호를 받고 있다는게 노조의 주장이다.

이와 함께 노조는 태움을 당했다는 간호사들의 증언과 녹취록 등도 함께 공개했다.

증언과 녹취록에 따르면 조기출근을 강요당하거나 왕따를 당하거나 스케줄 보복을 당하는 등의 일들이 빈번하게 일어났다. 또 본인이 원하지 않은 휴가를 강제로 쓰는 경우도 있었다.

녹취록에는 A과장이 “내가 그만두게 만든 사람이 한 트럭이 넘는다. 너도 석 달 안에 그만 두게 할 것이다” “나에게 찍히지 마라, 나한테 찍혀서 살아남은 사람은 하나도 없다” “나는 아무도 못잡아. 신랑도 안되고 시어머니도 안 돼, 원장도 안 돼, 나는 잡을 수 있는 사람이 아니여~~ ”라며 평상시 위협하는 발언 등이 담겨 있다. 그러나 본인은 “절대로 그러지 않았다”며 부인하고 있다.

노조는 “수간호사를 하면서 수십년 넘게 갑질을 한 A씨이지만 보복을 우려해 참고 견디다 더이상 물러설 수 없어서 사실을 알리게 됐다”고 목청을 높였다. 또 “간호과장을 직위해제한 후 공정한 진상 조사를 벌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노조는 “간호과장의 태움 문제는 십수년 동안 진행돼 많은 간호사들이 태움을 이기지 못하고 병원을 떠나야 했다”면서 “강진의료원 태움 문제는 구성원 누구나 알고 있었지만 그 누구도 말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노조는 “시간이 지났다고 사실자체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며 더욱이 고통을 호소하는 피해 당사자가 있는 조건에서 가해자가 자행한 태움은 현재도 진행형”이라면서 “강진의료원 태움문제 해결은 가해자의 태움 인정과 사과, 그에 따른 처벌이 문제해결의 첫 출발이자 유일한 길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A 과장은 “근무조 편성, 간호사 배치 등 의료원 발전을 위해 애썼다”며 오히려 노조의 인사권 침해를 주장했다. 또 “성격이 급하고 직설적이어서 의도와 달리 기분 나쁘게 들렸을 수도 있지만 국민청원에 올라온 글의 내용 가운데 90%는 사실과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한편, A 과장은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간호사 태움으로 가장한 보복'이라고 주장하는 청원글을 올렸다.

청원글에는 ‘강진의료원에서 2016년 의료진이 휴가나 근무 기간에 자신들이 근무하는 의료원에 입원한 것처럼 꾸며 보험금을 타낸 사실이 드러나면서 도감사에서 직원 입원건이 문제가 되어 경찰에 고발이 되고 언론에 나온 일이 있었다. 이때부터 직원들은 저를 내부고발자로 추측하고 왕따와 심한 따돌림을 당했다. 글을 써서 청와대 청원글을 올린 그 간호사도 저를 내부 고발자라며 찢어죽이겠다고 공공연히 말하고 다니더니 이번에 태움을 가장한 보복이다’ 고 글을 올렸다.

또, 오히려 태움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한 간호사가 병원간호사회 회비를 유용하는 등 문제가 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전남도는 지난달 31일 강진의료원 간호 직원의 '태움' 피해 주장, 일반 직원의 비리 의혹 등에 대한 경위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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