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면 공무원 ‘파쇄 방법 제시…한수원 무시하고 소각’

한국수자원공사 장흥수도관리단이 지난달 28일 장흥댐 상류지인 유치면 ‘신풍인공습지공원’에 있는 고사체(갈대)를 소각해 주민들과 관광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신풍인공습지공원 일대는 갈대가 다 타버리고 시꺼먼 재가 습지공원을 온통 뒤덮여 있으며, 간간히 바람에 재가 날리는 광경을 볼 수 있다.
한수원측은 신풍인공습지공원내에 있는 고사체를 소각해도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고사체(갈대) 제거 방법은 소각이 가장 효율적이고 환경영향에 피해가 전혀 가지 않으며, 소각 후 남은 재는 미생물들의 먹이감이 된다” 고 말했다.
하지만 주민들은 “공원을 찾아온 겨울 관광객들은 온통 재로 뒤덮인 모습을 보며 아쉬움을 뒤로 한채 발길을 돌리고 있다” 며 “갈대를 불로 태워버리는 방법이 최선이냐” 고 강하게 항의했다.
특히 더욱 큰 문제는 이곳은 장흥댐 상류지로써 모든 물이 장흥댐으로 흘러들어 간다는 것이다.
장흥댐은 장흥군과 인근 목포시, 신안군, 영암군, 무안군, 해남군, 진도군, 강진군, 완도군 등 9개시군 주민들이 식수원으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식수원으로서 아무런 문제가 없는지에 대해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고사체 소각 후 남은 부유물은 공원내에 물을 채워 부유물이 물에 뜨면 수거한다” 며 “장흥댐 오염은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극심한 가뭄으로 장흥댐이 바닥을 드러내고 있는 시점에 언제 습지공원에 물을 담수해 부유물을 제거 하겠다는 것인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며 “장기간 시꺼먼 재가 온통 뒤덮인 습지공원은 환경이 파괴되고 관광객들이 외면한 흉물로 전락 할 것이다” 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소각이 최선이라는 수자원공사측의 반응에 대해 장흥 유치면 행정담당자의 말은 달랐다.
유치면 행정담당자는 “고사체를 소각하기 보다는 고춧대 옥수수대 등 작물을 파쇄하는 파쇄기가 군에 보유하고 있으니 소각하지 말고 파쇄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며 “하지만 군에서 갈대양이 많고 처리하기 힘들다는 이유로 파쇄기를 대여 해 줄 수 없다는 답변만 들었다” 고 밝혔다. 이에 대해 장흥군은 주민들에게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할 것이다.
습지공원생태 전문가는 “갈대의 소각보다는 잘라낸 후 수거하는 방법이 선호되는데 이는 소각할 때 무척추동물 등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고 조언했다.
고사체 제거는 년 1회, 격년 또는 그 이상의 빈도로 실시하는 것이 보통이며, 작업 및 환경여건 등을 고려하여 결정한다.
수년 동안 관리가 되지 않은 갈대습지의 경우 바닥의 고사체 까지 제거하기 위해 소각을 시행하는 경우도 있다.
갈대를 제거하는 빈도에 의해 갈대 뿐만 아니라 갈대습지에 서식하는 야생 생태에도 영향을 주게 되므로 세심한 고려가 필요하다는 전문가의 조언이다.
신풍인공습지공원은 격년으로 고사체를 제거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