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 가우도 살인사건 전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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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 가우도 살인사건 전모
  • 조창구 기자
  • 승인 2017.08.26 14:1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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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해자 B씨와 피해자 A씨는 고종 사촌관계로 밝혀져
B씨, 손볼 사람 1타깃 A씨, 2-3타깃 누구…예고된 살인
주민들 아직도 두려움에 휩싸여…마음속 충격 지워지지 않아

▲ 강진 가우도 전경
강진 가우도 출렁다리에서 가우도에 거주하는 주민 2명이 사망하는 살인사건인 발생해 충격을 주었다.
특히 A씨와 B씨가 고종 사촌관계로 친척관계라는 것이 알려지면서 강진주민들은 더욱 큰 충격을 받았다.
지난 5일 아침 7시경 가우도와 대구면 저두리를 연결하는 가우도 출렁다리 중간지점에서 주민 A씨(남·65)가 복부를 칼에 찔려 과다출혈로 의식이나 맥박이 없는 상태에서 지나던 관광객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에 의해 강진의료원으로 이송됐으나 결국 사망했다. 사고지점에는 오토바이와 리어카달린 오토바이가 서있었으며 사건현장 근처에 있던 CCTV영상을 확인한 경찰은 또 다른 오토바이 소유주인 주민 B씨(남·66)가 바다로 투신한 사실을 밝혀내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과 해경들이 투신지역을 중심으로 수색한 결과 지난 7일 오전 10시경 대구면 분홍나루와 염걸장군 허수아비가 세워진 해안도로 사이 지점에서 발견됐다.
B씨의 사체가 발견되기 전까지 마을주민들은 공포에 휩싸였다. 자체적으로 순찰 돌기도 했다고 한다. 가해자인 B씨가 시신으로 발견된 후에도 어떤 주민은 두려움에 약 먹고 밤에는 밖에도 잘 나오지 못했다고 한다.
이렇듯 이번 살인사건으로 인해 조용했던 섬주민들의 마음속 충격은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 것 같다. / 편집자 주

■B씨와 A씨는 어떤 사람?

피해자 A씨는 가우도에서 태어나 타지에서 생활하다 2~3년 전 가우도로 귀향했다. 귀향 후 A씨는 가우도에서 해산물, 음료와 간식 등을 관광객들에게 판매하는 작은 포장마차를 운영했다.
A씨는 포장마차를 운영하며 고향에서 안정적으로 정착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렇다 보니 A씨는 는 친척관계인 가해자 B씨를 요양할 겸 내려와 살 것을 권유했다. 당시 B씨는 타지에서 생활하고 있었다.
B씨는 A씨 권유로 5~6개월 전 가우도로 전입해 새로운 삶을 꿈꾸었다. 처음에는 컨테이너 운반 등을 도와주며 사이좋게 지냈다. 하지만 몇 개월 지나서부터 오래전 동네일을 들먹이거나 동네일에 불만을 토로하는 일이 잦아졌다. 심지어 손볼 사람이라며 동네사람이름을 구체적으로 지목하기도 했다. 술만 마시면 자신의 행동을 절제하지 못해 주민들이 피했다고 한다.

■가우도 급성장에 따른 부작용

▲ 강진 가우도 출렁다리
주민들은 이번 살인사건의 원인을 가우도가 급성장하며 일어난 부작용의 폐해로 보고 있다.
친구지간, 선후배지간, 친척지간에도 더 많은 이익을 챙기기 위해 사이좋게 지내다가도 이권 앞에서는 철천지원수가 되는 경우가 있다.
이번 사건의 원인에 대해 한 주민은 “동네에서 무허가로 양쪽에서 장사하면 안 된다는 말이 있었다. 동네에서 고발해 군과 경찰에서 단속 나와 가우도와 저두쪽에 무허가 장사시설이 단속 걸려 벌금 400만원을 물게 하기도 했다” 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처음에는 둘이 다정하게 살았다. 가끔 B씨가 술을 마시면 절제하지 못하고 과격한 면이 있었지만 그래도 윗사람 앞에서는 품위를 지켰다” 며 “평상시 안줏감 있으면 서로 나눠 먹고 하는 사이로 알고 있었다” 고 말하며 살인에 대해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의아해 했다.
하지만 둘의 사이는 점점 멀어져 갔다. 주민들의 따르면 “둘이 술 마시다 술김에 의견 충돌이 일어나 컵이 깨진 적도 있고, 화분을 깬 적도 있었다.
한 주민은 “갑자기 가우도에 관광객이 늘어 장사가 잘되니 대놓고 하지마라는 말 못하고 시기하는 마음 있는 것은 사실이다” 며 “갑자기 가우도가 험악한 동네로 변했다”고 토로했다.
한 풍수학자는 “가우도(駕牛島)는 강진읍 보은산이 소의 머리이고, 이 섬의 생김새가 소의 멍에에 해당한다” 며 “소의 멍에이기 때문에 탑이나 비석을 세우지 않는다. 그래서 예부터 가우도에 무덤을 써도 비석은 세우지 않는다는 말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소의 멍에에 무거운 탑이나 비석을 세우면 목을 누르는 형상이 되므로 좋지 않는 일들이 발생할 수 있다”고 풍수학적으로 풀이했다.

▲친척관계인 B씨는 왜 A씨를 살해했을까?…예고된 살인?

한 주민의 증언에 따르면 B씨가 6월 5일경 밤 10시에 문 두드리며 술병과 라면을 들고 와 1시간가량 불만을 토로했다. 손볼 사람 있다. 1타깃은 A씨, 2타깃은 누구, 3타깃은 누구라고 말해 그러면 안 된다고 타일렀다고 한다.
이렇다 보니 사건 몇 달 전부터 신경 쓰여 문을 잠궈 놓을 정도였다. 부모죽인 원수도 말하고 산다는데 설마 그럴까 생각했다고 털어났다.
살인사건 12~13일전 A씨가 11살 위인 C모씨에게 욕과 함께 유리컵을 던졌다. 이것을 본 B씨는 형님한테 왜 그러냐며 나무라자 A씨가 B씨에게 무슨 말을 하자 B씨가 횟집수족관을 깨버린 사건이 발생했다. 이때 경찰에 신고해 경찰조사를 받았다. B씨는 A씨에게 무릎 꿇고 용서해 주라고 빌었으나 당신하고 볼일도 없고 저승에서나 봅시다하고 말했다. 이 사건으로 인해 B씨는 많은 고민을 했다고 한다.
살인사건 2일전 B씨는 가깝게 지내는 친척집을 방문해 얘기를 나누었다. 이 친척은 “B씨가힘들단 조로 얘기해 중이 절 싫으면 떠나면 될 것 아니냐고 충고 하니 여기서 생을 마감 할란다”고 말하며 A씨에 대해 “돈을 혼자 벌려고 한다. 가우도 군기를 잡아 놔야겠다. 정화 좀 시켜놔야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살인사건 전날 B씨는 마을주민 부부와 삼겹살에 소주를 마시며 얘기를 나누었다. 전날 술을 함께 마신 마을주민은 “특별한 낌새는 못 챘다. 평소처럼 얘기 나눴다. 쉬는 날 밖에 나가 장어 한 번 먹고 옵시다고 말하는 등 좋은 분위기였다. 나는 직접 얼굴을 마주보지 못했는데 사건이 발생한 후 아내가 하는 말이 당시 B씨가 얘기 도중 눈에 눈물이 고여 있는 것 같았다”고 전날 분위기를 설명했다.
살인사건 몇십분 전에 B씨는 아내에게 전화를 했다. “그동안 못해줘서 미안하다. 차는 어디 있고 키는 어디 있다. 나 죽거든 화장해서 바다에 뿌려라. 이곳에서 살기 힘들 것이니 떠나서 살아라”고 말하고 끊었다. 이후 B씨는 아내의 전화를 받지 않고 살인을 저지르고 자신은 바다에 투신자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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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2017-09-08 03:24:03
아타깝습니다. 조용한 어촌마을이 이렇게 변해가는 것이 개발의 참모습은 아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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