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 사초 간척지, 가뭄 피해 최악…농사 포기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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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 사초 간척지, 가뭄 피해 최악…농사 포기 ‘상태’
  • 김채종 기자
  • 승인 2017.06.05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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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도 0.5% 계속 상승 ‘벼농사 사실상 불가능’
새 하얗게 타 죽은 어린 모…농민들 속 탄다

▲ 타들어가는 농심(農心)강진군 신전면 사초리 간척지 논에서는 염해 피해가 심각하다. 비가 내리지 않아 땅에서 염분이 올라오면서 물속에서 모가 썩고 메마른 논에서는 새 하얗게 타들어가고 있다.
전국이 최악 가뭄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가뭄이 지속되며 피해가 속출되고 있는 가운데 강진 장흥군은 선제적 가뭄 피해예방을 위한 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진 장흥군에 당분간 비 예보가 없어, 이에 따른 영농피해가 예상된다.
강진군은 올해 강우량이 6월초 기준으로 146mm로 전년도 571mm의 26% 수준에 머물고 있다. 장흥군은 6월초 기준으로 강수량 158.7mm로 평년대비 54.9% 수준에 머물고 있으며 저수율 70.7%를 보이고 있다.
이같은 비상상황을 맞아 강진군 장흥군은 논과 밭에 물을 대기위한 비상대책 상황실을 가동함과 동시에 긴급 예비비를 투입하고 급수 장비를 지원하는 등 가뭄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간척지는 일부 바다를 막아 논경지로 만든 곳으로 가뭄이 지속되면 땅속의 염분이 위로 올라오는 현상으로 인하여 벼가 자랄 수 없는 지경에 이르곤 한다.
이렇듯 6월 말까지 비가 오지 않으면 염해피해는 불을 보듯 뻔한 상황에 장흥 강진 간척지는 비상이 걸렸다.
장흥군 최대 간척지인 삼산간척지(192ha) 담수호 물이 많이 줄어 한달안에 비가 오지 않으면 문제될 수 있으나 현재 큰 문제 없는 상태다. 관산 동촌저수지의 경우 지난 겨울 배수갑문공사로 물을 뺀 상태라 물 부족문제를 관정 등을 통해 해결하고 있지만 임시방편에 불과하다. 장흥 간척지는 수십년이 지나 염해 피해는 적은 것으로 보인다.
강진군은 신전면 사초리 간척지(390ha), 도암 신전면 신기리 논정간척지(262ha), 도암면 만덕리 간척지(224ha)가 있다.
▲ 사초 간척지
논정간척지는 부흥저수지, 신전봉양저수지에서 흐르는 물이 희석해 피해가 없으며, 만덕리 간척지는 임천저수지에서 흐르는 물을 양수작업으로 담수호로 보내 희석하고 있어 벼 생육한계점을 넘지 않고 있지만 가뭄이 길어지면 염해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사초리 담수호는 어디에서도 희석할 물이 들어올 수 없이 고립된 상태로 오직 하늘에서 떨어지는 빗물에 의존하는 형태다.
이렇다 보니 사초리 간척지는 심각성을 떠나 벼농사를 짓지 못 할 상황에 놓였다.
모내기가 진행될수록 새파랗게 들녘이 물들어야 하지만 이곳은 가뭄으로 인한 염해 피해로 인해 모들이 하얗게 타들어가고 있어 쌀 생산자들은 한숨만 쉬고 있는 상황이다.
이곳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농민들은 농사를 제대로 짓고 싶어도 물이 모자라고 남은 물은 염도가 너무 높아 쓸 수 없는 지경에 빠져 진퇴양난의 상황에 처해 있다.
사초리 간척지는 평균 염도는 0.5%(생육한계 염도 0.3%)로 논농사 적정염도 0.1%의 5배에 달해 벼농사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특히 모내기를 마친 어린 벼도 대부분 노랗게 타죽어 가고 있어 염해로 인한 벼 수확량 감소 및 품질저하가 우려되고 있다.
▲ 사초 간척지
더욱이 염류농도(EC) 0.1% 이상에서 생육장해를 받기 시작하고 영양생장기 염도가 0.13% 이상이면 정상적인 생육이 어려운 벼의 특성상 가뭄이 장기화될 경우 벼농사포기 사태가 확산될 전망이다.
강진농촌공사에 따르면 사초리 담수호의 염도는 5000ppm 이상으로 비가오지 않으면 점점 더 올라가는 상황으로 이앙한계인 2500∼2800ppm을 훌쩍 넘겼다고 한다. 사실상 논농사가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이렇다 보니 사초리 담수호 물을 사용할 수 없어 논바닥은 금이 갈라지고 농민들은 어린 모를 살리려는 마음에 담수호 물을 사용하지만 논에는 어린 모들이 누렇게 타들어갔다.
사초리 담수호 염도를 낮출 방법이 없으니 농민들은 죽어가는 모를 바라보며 피눈물을 흘리고 있다. 물 보고도 논에 물을 대지 못하는 농민 심정 누가 알까.
한 농민은 “남아 있는 물이라도 사용해 농사를 지으려고 하는데 염도가 높아 농업용수로 사용하기 부적합하다”며 “딱히 방도가 없기 때문에 그냥 애만 태우면서 모내기를 하고 있을 뿐”이라고 자조 섞인 푸념을 내뱉었다.
또 다른 농민은 “비가 오지 않으면 모가 살기 어렵다” 며 “올해 농사를 포기해야 할지 곧 결단을 내려야 할 것 같다” 며 침통한 표정을 보였다.
강진군은 지역민과 대책을 논의해 보지만 특별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한 상태다.
현재 군에서 장기적으로 도암간척지 담수호물을 사초리 간척지까지 이동시키는 지표수 보강사업(소요 예산 50억 추정)을 수립하여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앞으로 비가 충분히 오지 않는다면 지금 모를 기르고 있는 것을 제때에 모내기 하지 못하면 폐 처리를 해야 하고 다시 모를 길러서 반복해야하는 경제적 손실과 농민들의 아픔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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