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흠 시인과 떠나는 감성여행 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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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흠 시인과 떠나는 감성여행 57
  • 장강뉴스
  • 승인 2024.04.22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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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시 - 여수

모든 것을 탕진한 뒤에 돌아가면 좋을 곳 같다

미련하고 지고지순한 사랑이 있을 것만 같은 여수
자기 생에 단 한 번도 밑줄을 그어보지 못한 자들이 가봐야 할 곳
거기에 가면 모두의 생에 수평선, 푸른 밑줄이 생긴다

내가 처음으로 사랑을 고백하고 싶었던 곳도 여수였다

여- 하면 내가 먼저 젖고 
동백꽃처럼 달아올라서
그리움의 조급증이 있는 곳

추억의 헛가지인양
다만 동백이
제 목을 뎅강 잘라내는 오동, 오동도의 여수

카드 빚 내서
빚 갚아 주었더니
떠나버린 여자도 여수였다

그러나 여수
그래서 여수
그러므로 여수

내 생에 가지지 못했던 바람이
언제나 다시 시작되는 곳 

어떤 접속어도 거뜬히 소화해내는
여수, 여수야

이대흠 시인
이대흠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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