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강칼럼 - 만족(滿足)할 줄 알면 행복(幸福)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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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강칼럼 - 만족(滿足)할 줄 알면 행복(幸福)하다
  • 장강뉴스
  • 승인 2020.03.30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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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일중(성균관 전의)

춘분이 지나고 나니 일제히 약속이나 한 듯이 봄꽃들이 다투어 피어나고 있다.

살구꽃나무위로 새들이 즐겁게 날아다니고 꽃들 주변으로 흰나비들이 찾아오는데 꽃과 나비를 보는 제 마음도 요즘은 웃음기 없이 울적하기만 하다.

최일중
최일중

평소에 나물캐기 좋아하는 어느 아낙네들은 냉이로 죽을 끓여 먹고 쑥으로 튀김을 해서 먹으며 식탁에도 이렇게 봄이 올라와 있는데 계절의 봄과 달리 우리의 진정한 봄은 언제나 올까요. 요즘은 신문, TV보기도 겁이나요.

이런 때 일수록 우락 더 많은 기도를 행할 건데 걱정만 앞석 일이 손에 안잡히네요. 자가거리 사회적거리 때문에 마음까지 멀어지면 곤란한데.

너무도 당연히 누려왔던 평범한 일상을 기적처럼 그리워하게 되는군요. 코로나 19사태로 우리 국민이 좀 더 성숙하고 거듭나는 계기가 될 수 있으리라 믿어요. 우울한 시기를 잘 극복하리라고 믿습니다.

남과 비교하지 말고 오직 나의 삶에 전념해야 하며 나의 삶에 전념할 때 비로소 내가 가진 것의 소중함을 알게 되고 내가 가진 것이 되고 내가 가진 것에 대해 만족할 수 있는 것이다. 불행은 어디에서 오는가(법구경)에 이르기를 근심과 두려움의 뿌리는 탐욕이라고 했다.

사람은 갖고 싶은 것을 가지지 못해 근심하고 가진 것을 잃어버릴까 봐 두려워하는데 그 뿌리는 탐욕이란 것이다. 또 하늘에서 칠보가 소낙비처럼 쏟아져 내린다해도 사람들은 오히려 만족하지 못한다며 탐욕의 끝없음을 경고한다.

노자는 오색(五色)은 사람의 눈을 멀게 하고 오음(五音)은 사람의 귀를 멀게하며 오미(五味)는 사람의 입맛을 버리게 한다. 말을 몰아 사냥하는 일은 사람의 마음을 미치게 하고 얻기 어려운 귀중한 재물은 사람을 타락하게 한다.

그러므로 성인은 배를 위할 뿐 눈을 위하지 않는다고 말씀하셨다. 기본욕구인 배를 채우는데는 밥 한 그릇이면 족하지만 확장된 욕구인 눈을 만족시키려면 눈이 미치는 곳에 있는 모든 것을 다 가져도 눈을 만족시키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공자께서는 거친 밥을 먹고 물을 마시며 팔을 굽혀 베고 누워있어도 즐거움이 또한 그 가운데 있다. 외롭지 않고서 부하고 귀한 것은 나에게는 뜬구름과 같은 것이다라고 말씀하셨으며 언제나 근심이 따른다.

만족할 줄 알아서 항상 만족하면 한평생 욕되지 아니하고 그칠 줄 알아서 항상 그치면 한평생 부끄럽지 않다고 하였고, (법구경)에서는 병이 없는 것이 가장 큰 부자라고 하였다. 이러한 지족(知足)과 지지(知止)의 마음으로 안빈낙도(安貧樂道)하는 것이 우리 선조들의 지혜이고 삶의 방식이었다.

그런데 피 터지는 경쟁을 통해서 이기는 것이 미덕이고 능률이란 미명아래 짧은 시간에 더 많은 것을 가지는 것이 미덕이라며 인간의 탐욕을 무한정 부추기는 서구 물질문명이 범람하면서 지족하고 지지하던 삶의 방식이 황금만능주의로 바뀌었고 황금만능주의는 이(利)를 앞세우고 의(義)를 뒤로하게 하여 남의 것을 빼앗지 않고는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넘쳐나게 만들었다.

그래서 먹고 또 먹어도 허기지고 가지고 또 가져도 가슴이 허전하여 점점 더 탐욕스러워지는 세상이 되고 말았다.

혹자는 말한다. 사람에게 욕심이 없다면 어떻게 살아갈 수 있고 발전할 수 있느냐고 일견 그럴듯한 말이다. 그러나 오직 나만을 이롭게 하는 삶은 목이 마르다고 소금물을 마시는 것과 갈아서 마시면 마실수록 더욱더 목이 마를뿐이다.

그러므로 부처님께서는 나도 이롭게 하고 동시에 남도 이롭게 하는 자리이타(自利利他)의 삶을 살도록 가르치신 것이다. 지족(知足)하는 삶을 사는데 가장 방해가 되는 것은 나보다 남과의 비교이다.

남의 남편과 내 남편을 비교하고 남의 아내와 내 아내를 비교하고 남의 자식과 내 자식을 비교하고 남의 아파트와 내 아파트를 비교학 시작하면 단 한 순간도 만족할 수 없고 행복할 수 없다.

이것은 내 목장의 소는 몇 마리인지도 모르면서 하루종일 남의 목장에 있는 소를 세는 것과 같다. 남의 목장에 있는 소를 세며 아무리 부러워도 그건 나의 소가 될 수 없다.

내 마음속에서 탐욕만 자라나게 할 뿐이다. 그러므로 남과 비교하지 말고 오직 나의 삶에 전념할 때 비로소 내가 가진 것의 소중함을 알게 되고 내가 가진 것에 대해 만족할 수 있는 것이다.

옛말에 농부는 자기 논에 물들어가는 것과 자식 입에 밥 들어가는 것처럼 보기 좋은 것이 없다고 했는데 제가 그 말의 의미를 좀 더 깊이 새겼더라면 자식들 생각하며 즐겁게 준비해서 힘들다. 바다는 매울 수 있어도 사람의 욕심은 채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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